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새문안通

[새문안通] ‘제2 요소수 대란’ 없다고?

입력 2023-09-13 06:15 | 신문게재 2023-09-13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최근 국내 주유소업계와 화물업계에 때 아닌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 중단 지시를 내렸다는 외신발 후폭풍이다. 2년만에 우리 사회 곳곳에 ‘요소수 대란’ 사이렌이 또다시 요란하다.

우리나라의 중국산 요소수 수입 비중이 83.4%에 달했던 2021년 당시, 상용차 200만 대가 멈춰 서는 사태가 발생했다. 11월부터 인천항만 화물차 운행 중단이 시작되는 등 물류 부분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급기야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차량에 요소수를 기탁하는 시민들이나 무료 제공하는 주유소까지 등장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는 수입 다변화와 재고 등을 내세우며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정부는 그 근거로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통제가 없었고, 올해 중국산 비료용 요소 수입 비중이 17%에 불과하다”는 통계와 “제조나 차량용 요소수 역시 2개월분의 재고가 있다” 설명했다.

소비자들을 안심 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백방 이해한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엉뚱한 통계를 들이 댄 것은 분명 문제다. 우리가 진짜 우려하는 바는 비료용 요소가 아니라 산업용 요소수 부족이다. 비료용 요소가 산업용 요소수로 전환, 사용되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닌가. 순간 그럴싸하게 보였지만, 막상 뜯어 놓고 보니 ‘눈 가리고 아웅’ 식 데이터 나열에 불과했다.

실 데이터를 살펴보니,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중국산 산업용 요소수 의존도는 무려 90.2%에 달했다. 오히려 2년 전보다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더 커졌다. 소 잃고 외양간 조차 못 고친 셈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아닌가.

- 錫 -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