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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불황에도 '영끌 기술투자'…이재용, 초격차 '뉴삼성' 초석

입력 2023-10-10 06:34 | 신문게재 2023-10-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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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이재용 회장 사우디 네옴 현장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현장방문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래 삼성의 청사진인 ‘뉴삼성’ 건설을 위한 세부 로드맵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재용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꾸준히 기술 경영을 강조하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자”는 ‘뉴삼성’ 캐치프레이즈가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4월,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삼성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첨단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개발 노력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월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이 회장 취임 후 삼성은 기술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전국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10년간 60조1000억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차원의 ‘빅픽처’다.

뉴삼성의 근간이 될 연구개발(R&D) 투자는 최악의 실적에도 불구, 역대급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8조94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인 25조3000억원(반도체 2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9000억원)의 시설 투자 단행을 선언했다. R&D에도 약 14조원을 투자했다. 2분기 R&D 투자는 7조2000억원으로 2분기 영업이익(6685억원)의 10배가 넘는다.

과거에도 반도체기에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삼성 DNA의 발현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재원 확보를 위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 일부를 매각, 3조원 안팎의 실탄을 확보했다. 보유 중이던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주식 238만주(지분율 0.1%·약 1152억원 규모), 국내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의 주식 154만4000주(지분율 4.4%·약 676억원 규모)도 매각했다. 지난 2월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가며 현지 사업 점검과 전략도 다지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다. 글로벌 현장 경영은 지난 2014년부터 명절마다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는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며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집트에서는 현지 삼성전자 공장을 찾아 TV와 태블릿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중동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전자 이스라엘 R&D 센터를 방문해 혁신 스타트업과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 받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 기술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을 만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미국 출장 기간 주요 기업 CEO들과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삼성의 미래 사업들을 최종 점검했다”며 “AI와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경영’의 맥을 잇는 ‘뉴삼성’을 통해 삼성의 경쟁력 강화가 추진되고 있고, 이재용 회장이 기술과 인재, 조직문화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현실화될 삼성의 초격차 기술 경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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