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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AI 닥터의 진단 "뇌경색이 의심됩니다"

[트렌드] 질병 예방부터 신약 개발까지… 의료시장 'AI 기술' 활용 속도

입력 2023-11-08 06:52 | 신문게재 2023-11-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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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산업계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신약 개발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산업계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신약 개발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AI가 신약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고 상용화 가능성도 한층 높여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10~15년의 기간과 2~3조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AI 플랫폼 등을 활용할 경우 기간은 절반, 비용은 80%까지 줄 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가 매년 40%씩 성장해 오는 2024년 40억 달러(약 5조19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단순히 신약 개발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들은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의료 AI 기술’을 활용하는 추세다.

 

 

◇ K-제약사, AI 활용 신약개발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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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10~15년의 기간과 2~3조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AI 플랫폼 등을 활용할 경우 기간은 절반, 비용은 80%까지 줄 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기업별로는 대웅제약이 글로벌 과학 기술 선도 기업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AI 기술을 활용해 R&D 역량 ‘초격차’ 달성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최근 머크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및 신약 개발 전 주기 기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협력한다. 머크는 신약 개발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 중인 웹 기반 모델링 플랫폼에 이를 적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 모니터링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업무 협약에서 머크는 업계 최초로 AI를 통해 신약 개발 ‘전 주기’에 필요한 기술력을 지원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머크의 ‘신시아’와 ‘AMS(Aldrich Market Select)’를 활용해 신약 개발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시아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후보물질의 합성 방법과 합성 경로를 제시하는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다.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화학 물질 합성 방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제시하며 전문 화학 연구자의 코딩으로 정확한 솔루션을 도출해 연구 단계와 비용을 대폭 절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신시아를 활용해 연구 과정의 효율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저분자 라이브러리 합성을 지원하는 플랫폼 AMS는 신시아에 의해 탐색된 경로에 따라 화학 물질 합성을 수행하기 위한 시약과 합성 빌딩 블록을 제공해 단시간에 후보 화합물 확보를 돕는다.

대웅제약은 AMS가 1400만 가지 이상 화학 물질로 구성된 저분자 데이터를 이용해 가상 스크리닝과 후보 화합물 합성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만큼, 더욱 빠르고 정확한 신약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AI 기술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신약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약 개발 R&D 역량을 국내 경쟁사와 초격차로 벌려 글로벌 빅 파마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삼진제약, 아론티어와 ‘AI 기반 면역 항암제 신약개발 공동연구’ 맞손

삼진제약도 최근 인공 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아론티어와 ‘AI 기반 면역 항암제 신약개발 공동연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아론티어는 2017년 설립된 AI 활용 단백질 구조 기반의 혁신 신약 개발 스타트업으로 다수의 정부 과제 수행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과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진제약은 약물 타깃을 아론티어에 제안하게 되며 아론티어는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 ‘AD3’ 기술을 적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신속히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후 아론티어가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삼진제약이 이를 검증하고 최적화하여 상용화에 필요한 절차들을 진행한다. 도출된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삼진제약은 상용화에 필요한 실시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삼진제약 이수민 연구센터장은 “삼진제약과 아론티어는 2022년과 2023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AI 활용 혁신 신약 발굴 사업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각각 선정된 바 있고 현재 관련 사업을 활발히 이끌어 나가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의 고도화된 기술을 활용하여 시장 내 미충족 수요를 극복할 차세대 면역 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며, AI 기반 혁신 신약 개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 AI, 만성질환 위험 신호 조기에 찾고 치료 방법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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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료 AI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료 AI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의료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만성질환의 위험 신호를 조기에 찾아내고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제시해주는 의료 보조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혈압, 뇌졸중, 당뇨, 심혈관계 질환 분야에서 디지털 헬스 기업들의 의료 AI 연구 개발이 두드러진다.

라이프시맨틱스의 ‘가정혈압 예측 소프트웨어(SW)’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확증 임상시험을 승인받고 고혈압 환자 약 160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회사 측이 ‘닥터 앤서 2.0 사업’을 통해 구축한 가정 혈압 예측 SW는 고혈압 환자의 치료·관리 계획 수립을 돕는 의료 AI 소프트웨어다. 환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8주 동안 기록한 가정 혈압과 맥박을 기반으로 1~4주 후 차기 혈압을 예측해 고혈압 고위험군 판별과 약제 용량 관리 방법 등 환자의 치료 계획에 활용될 수 있는 통합 정보를 제공한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이번 확증 임상을 통해 가정 혈압 예측 SW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일상생활에서 환자가 자가 혈압 측정을 생활화하고 자가 측정 수치를 병원 진료에 활용해 맞춤 진료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나아가 닥터 앤서 2.0 사업의 연차 목표에 따라 2024년까지 의료기기 인허가와 실증을 통해 연구 과제 수행이 끝나면 국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급여 절차에 맞춰 1차 병원 중심으로 상용화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의 ‘JBS-01K’는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이미지 특징을 추출하고 임상 정보를 추가 활용해 뇌졸중(뇌출혈·뇌경색)의 유형 분류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뇌경색 의심 병변을 검출하고 병변 크기, 위치, 패턴을 AI가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뇌경색 발병 원인인 큰 혈관 뇌경색, 심장색전증, 작은 혈관 뇌경색에 대한 각각의 확률 값을 전문가 수준으로 제시해 의료진이 환자 맞춤으로 진단·치료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한 JBS-01K는 올해 혁신 의료기기 통합 심사를 통과해 비급여 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현재 뇌졸중을 다루는 신경과뿐 아니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등 국내 대학병원, 상급병원을 포함해 111곳의 병원에서 솔루션을 도입·활용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JBS-01K 외에도 10개의 뇌졸중 관련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CT용 ‘JBS-LVO(혈관시술 결정 분석)’, ‘JBS-04K(뇌출혈 분석)’, ‘JBS-05K(뇌경색 분석)’ 등 3개의 솔루션이 혁신 통합심사 통과와 보험수가 적용이 예상된다. 인허가 후에는 뇌졸중 솔루션 플랫폼인 ‘메디허브 스트로크(MEDIHUB STROKE)’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하면 즉시 사용이 가능해 확장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루닛, 美 MD 앤더슨 암센터와 ‘AI 기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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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이 독자 개발한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 (사진제공=루닛)

 

의료 AI 기업 루닛은 세계 최고 암 치료 전문 병원인 미국 텍사스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MD 앤더슨 암센터’와 다양한 암종에서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치료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루닛은 MD 앤더슨 암센터 소속 아웅 나잉 박사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에는 루닛이 독자 개발한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할 계획이다.

양측의 이번 연구는 AI 기반의 루닛 스코프 IO를 머크의 임상 자료에 적용해 환자 데이터 분석을 개선하고 다양한 유형의 암 환자에 대한 펨브롤리주맙의 치료 효과 향상을 위해 AI 기술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루닛 스코프 IO는 50만장 이상의 H&E 슬라이드 이미지와 1000만개 이상의 암 세포를 학습한 AI 모델로 암 부위, 기질, 면역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인 종양침윤림프구(TIL)를 검출한다. 종양 미세 환경 내 TIL 밀도를 측정해 면역표현형(IP)을 생성하고 16개 이상의 암 유형을 분석하는 AI 기반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최근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 받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기 위한 바이오마커가 부족한 상황에서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탑 티어 암 치료 병원인 MD 앤더슨과 면역항암제를 대표하는 키트루다의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암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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