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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정치가보다 환경운동가로 더 유명한 엘 고어의 경고 '불편한 진실'

[#OTT]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미국 정치가보다 환경 운동가로 더 유명한 엘 고어의 경고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극장에서 개봉 못한 이유

입력 2023-12-06 18:30 | 신문게재 2023-12-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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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엘고어는 현재는 미국의 환경운동가로 정치가 시절 ‘따분한 엘’이란 별명을 떨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비록 미국 대통령은 되지 ‘못’했으나 환경 운동가로 승승장구 중인 사람이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앨 고어가 그 주인공. 워싱턴에서 정치경험이 적은 클린턴을 뒷받침하고 베트남전 참전 경력으로 보수 표심을 끌어 모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이후 기세를 모아 2000년 대선 당시 조지 W 부시와 맞붙었지만 패배했다.


그의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사실 국내 정식 개봉하지 않았다. 영화가 제작된 2000년대 초반의 사회 분위기란 ‘지구 살리기’ 보다는 문제의식이 국내에 도입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극 중 CO2방출의 원인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증가라는 사실과 오일머니가 가진 기업의 힘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엘 고어는 자신의 정치 행보와 더불어 일찌감치 환경 보호에 눈을 돌렸고, 수많은 강연에 쓰인 자료들을 스크린에 옮겨 관객들의 경각심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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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백승민 기자 optimaporma@viva100.com)

엘 고어는 2006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동명의 책을 출간했다. 그 공로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 출발은 늦둥이 아들의 갑작스런 사고였다.


지난 8월 국내에서 열린 기후 위기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CRP)’의 글로벌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석한 그는 “아들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진짜 중요한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면서 “강연을 위한 자료를 수집했고 책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은 하이테크의 나라 아닌가. 이러한 역사와 잠재력을 감안하면 기후 위기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아 영감을 주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네이버 시리즈 온에서 서비스되는 ‘불편한 진실’은 화제성에 힘입어 현재 2017년 속편이 나온 상태다. 티빙에서 볼 수 있지만 이제는 환경 문제가 대세가 된 만큼 관심도는 높지 않다. 그렇기에 더더욱 봐야 하는 이유는 전편에서 보여준 고작 몇 년 사이에 녹아버린 만년설, 갈라진 땅, 속출하는 기상 이변이 이제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5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앨 고어가 설립한 CRP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즉각적 행동을 촉구해 기후 위기에 대한 글로벌 해결책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사진제공=파라마운트)

 

지구 역사 65만년 동안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던 2005년을 기록한 작품답게 비난의 칼날은 여전히 거대 기업이다. 그리고 개인이 가져야 할 경각심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지구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그가 되려 편협한 시각으로 지구온난화의 진행 속도를 과하게 포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작 그가 머무는 거주지에서 일반 가정의 20배가 넘는 전기가 소모됐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를 풍자하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한 건 흥미로운 부분이다. ‘B급 웃음’의 대표주자 ‘사우스 파크’는 시즌 10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인간곰돼지를 등장시켜 앨 고어를 저격했다. 미국의 정서를 가장 대변하는 ‘심슨 가족’에서도 그의 환경운동은 단골 손님이다.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북국의 빙하가 10년을 주기로 매년 9% 이상 녹고 있으며 그로 인해 플로리다와 인도, 상하이 등 대도시가 물에 잠길지도 모른다는 경고는 해외 토픽으로 증명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1
파리협정은 종료 시점이 없는 협약으로써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최종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을 목표로 하여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자는 협약이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불편한 진실’이 나올 당시만 해도 기온 상승으로 인해 홍수와 가뭄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이제는 인류의 문제임을 이 작품은 엘 고어라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의 입을 통해 정면으로 응시한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지만 대놓고 말하기엔 어려운 진실을 꽤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누구도 반론하지 못할 정도로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불편한 진실’은 화석연료에 대한 경고를 가장 대중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더불어 바다의 기온이 올라가고 있음을 시대에 앞서 경고하고 있고 지금봐도 화를 억누를수 없다.

극 중 광활하게 보여지는 그린란드 빙하와 자연경관은 이제 결코 볼 수 없다. 지금은 전기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사회지만 여전히 숙제는 존재한다. 중국의 공장을 가동하면 한국의 뿌연 하늘과 속출하는 기관지 환자가 는다는 건 이미 기정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석탄을 이용하는 나라가 많다. 파리 유엔 기후변화 협약이 맺어졌으나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게 불평등을 준다”는 이유로 탈퇴했다. 다행히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걸 도울 것”이라며 재가입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
기둥만 남은 빙하의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씁슬하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불편한 진실’은 미국의 정치기조를 바라보는 데도 훌륭한 상식서다.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현재 미국은 석유·가스 생산량이 세계 최대 수준이다. 미국은 올해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에 오른 상태다. ‘글로벌 기후 리더’를 자처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올해 석유·가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 것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지난 5일 공고히 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 참석차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어떤 정치인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꿀 수는 없다”며 내년 11월 미국 대선 출마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여러모로 이 작품은 현실을 알고 봐야 재미있는 작품이다. 흡사 500만명을 향해 가는 화제작 ‘서울의 봄’처럼 말이다. 12.12 사태의 중심 하나회를 꼼꼼히 따져보고 본다면 환경과 권력이 그리 다르지 않음을 눈치 챌 것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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