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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벼른 최태원'…SK온, 전기차 배터리 적자 탈출 특명

입력 2023-12-07 06:04 | 신문게재 2023-12-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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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화려하게 복귀하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에게 ‘SK온 적자 탈출’이라는 특명을 내렸다.

SK그룹은 7일 ‘2024년도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재계에서는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던 삼성이나 LG와 달리 SK그룹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60대 부회장단의 퇴진이 예고된 가운데 50대의 이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새롭게 SK온의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SK온 관계자는 “아직 인사가 나지 않았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이 전 대표에게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 SK온의 흑자전환을 당부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최 회장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SK온의 흑자전환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SK온은 LG에너지솔류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인방 중 유일하게 적자 상태다. SK온의 실적 부진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LG엔솔과 삼성SDI는 지난해 5000억원대의 이익을 내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지만 반대로 SK온은 10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자회사로 설립한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분기 매출이 1조원대에서 3조원으로 3배나 커졌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앞서 SK온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배터리 생산능력 안정화로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2024년 흑자전환을 목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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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사진=SK)
특명을 받은 이 전 대표는 쓰러져도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나는 인간 ‘오뚜기’란 별칭을 갖고 있다.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SK하이닉스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몇 안 되는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 경영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재직 시절 그가 내걸었던 슬로건 ‘기업 가치 100조원’은 업무에 임하는 임직원 태도를 바꿔 놓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해 사내에서 아직도 회자될 정도란 후문이다. 세계 최초 DDR5 D램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원에 전격 인수하는 결단력도 발휘했다. 인텔 출신으로 실력도 출중해 반도체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명예인 인텔 기술상(IAA)을 세 번이나 받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M&A), 과감한 투자가 최태원식 경영 스타일”이라며 “이와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 이 전 대표”라고 말했다.

SK온과 동시에 수장을 교체한 LG엔솔과의 재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한 LG엔솔은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을 목표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SK온과 달리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하며 주식시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 신임 CEO는 취임사에서 “엄청난 양적 성장의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면서 “지난 3년이 양적 성장과 사업 기반을 다진 엔솔 1.0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 진정한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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