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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불확실… 4대그룹, 줄일 건 다 줄인다

[브릿지 리포트] 내년 초긴축 '비상경영 선언'
삼성전자 넘어선 현대차도 내년 보수적 경영
재계, 임원수 줄이고 "회시비도 줄여라"
주요경제 단체 내년 성장률 잇따라 하향 조정

입력 2023-12-21 06:02 | 신문게재 2023-1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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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연합)

 

초강력 경기 한파에 재계 맏형 삼성전자가 부서별로 최대 연봉의 50%까지 지급하던 연말 성과급을 올해는 ‘위로금’ 수준으로 크게 줄인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내년 대규모 긴축 재정을 예고하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한국경제가 더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성과급을 시작으로 내년 모든 부분에서 비용 절감에 나선다. 대표적으로 내년 1월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4’를 앞두고 내부 출장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임원차도 대형 세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바꾸고 삼성이 대대적으로 자랑하던 ‘상근고문 제도’도 대폭 축소했다. 삼성은 단계별 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중 상근고문 제도는 회사 기여도가 가장 많은 퇴직자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에 따라 마련됐다. 재임 시절 급여의 최대 80%가 지급되는 등 퇴직 임원의 ‘꽃’으로 불렸지만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삼성전자가 축소에 나섰다는 평가다. 올해 임원 승진자를 작년보다 23.5% 줄인 것도 비용 절감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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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력 제품인 반도체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나 감소했다. 지난해 세전이익은 13% 줄어든 46조4405억원에 그쳤다. 기업의 대표적 재무 성과 지표로 거론되는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작년 3분기 3조9453억원에서 올해는 -7조8785억원으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내년 실적을 회복해 30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나 2022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한 현대자동차도 내년 사업계획은 보수적으로 짰다. 현대차 산하 HMG경영연구원은 내년 전세계에 8295만대의 자동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보다 2.5% 늘어난 것이지만 주요 경제단체 예상치보다 최대 1000만대가량 낮게 잡은 것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9220만대를 예상하고 있고 증권가도 9000만대는 넘길 것으로 봤다. 현대차가 정몽구 명예회장이 아끼던 러시아 공장 매각을 결정한 것도 내년 높아지는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란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가 전반적인 생기가 돌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긴축 재정에 나서면 시중에 돈이 돌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 현대차와 함께 4대 그룹으로 꼽히는 LG와 SK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생산직 근로자 대상 희망퇴직에 나섰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도 조직 슬림화 작업에 착수했다. 300여명의 조직을 3분의 1로 줄여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는 SK온 최고경영자에 복귀하자마자 회식 비용을 가장 먼저 줄이고 있다. 이동통신 국내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도 최근 팀장급 직원수를 기존 대비 10% 감축했다.

각종 경제 지표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재계가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는 이유다. 국제통화기금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경제성장률을 기존 2.4%에서 최근 2.2%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2.2%에서 2.1%로 내렸다. 이마저도 코로나19 등 경기 침체의 기저효과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로 성장’이란 분석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경제성장률이 2% 내외로 추정되지만 올해 낮은 성장률의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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