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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앞둔 ‘정치 테마주’ 투자 유의할 때다

입력 2023-12-25 14:18 | 신문게재 2023-12-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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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유력 정치인 관련주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학연·혈연·지연 등 티끌만 한 인연이라도 일단 엮이면 이렇다 할 호재 없이 크게 올랐다가 재료를 상실하면 꺼지는 경우는 지금도 재연된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는 소식에 한동훈 테마주가 줄하락한 것이 그러한 예다. 19대 대선과 4년 전 21대 총선 때 황교안 테마주, 이낙연 테마주, 안철수 테마주 등으로 들썩거리던 테마주들도 유사한 증거들이다.

유명인과 갈비탕을 먹었고 그 유명인이 특정기업 인사와 연인 관계라 해서 주식이 올랐다면 급등 배경 자체가 비이성적이다. 상한가를 치던 주식이 비대위원장을 수락하기 전날 폭락한 것은 전형적인 양상이다. 지나치게 뜨거운 관심을 받는 테마주는 투자경고종목이나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을 강화해 과도한 열기를 식혀야 한다. 게다가 내년 6월까지의 공매도 거래 규제 국면에서 주가 거품을 키울 위험까지 겹쳐 있다. 투자에 유의하라는 권고부터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특정 테마에 따라 급등했다면 똑같이 급락할 가능성도 내포한다. 투자 위험도가 높은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손실 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있을 때만 해야 한다. 대선 때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묶인 전례는 비합리성이 투명된 풍속도다. 정경유착의 어두운 과거 유산까지 떠올리게 해 씁쓸하다. 별것 아닌 테마로 확인돼 이전 주가 수준으로 회귀했던 테마주가 이번 선거에서 테마주로 재탕되기도 한다. 이준석 관련주가 두 차례의 총선과 그 사이의 재보궐선거에 모두 낙선하면서 어찌 되었던가. 투자자에게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내공이 필요하다. 초단타 수익 기대감만 믿고 불나방처럼 달려들면 그 끝은 낭패다. 테마주의 방향성을 읽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주가의 단기 변동성이 높고 예측이 어렵다. 본인만 수익 얻고 빠져나오면 그만이라는 심리가 반영돼 있다. 정치인 테마주의 면면은 특히 기업 실적이나 미래 성장 가능성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호재성이든 악재성이든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손실 위험도 크다. 기업의 사업 모델, 증시 모멘텀, 재무 상태, 경쟁력 등을 고려하고 전략을 세워 하는 게 투자의 정석이다. 테마 주식을 이용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거나 떨어뜨려 시세차익을 얻거나 투자자 심리를 조종하는 작전 세력에 대해서는 옥석을 철저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 총선을 4개월 남짓 앞둔 지금은 총선 테마주 집중 제보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에 총력 대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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