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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 도전 삼성전자 토론방 왜 '정치 선전장'…"짜증 또 왕짜증"

입력 2024-04-08 13:48 | 신문게재 2024-04-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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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도체 업계에 분 봄바람을 타고 ‘10만전자’를 눈앞에 둔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자들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지만 선거철을 눈앞에 두고 정작 종목토론방은 정치게시글로 도배되는 ‘정치과잉’ 현상을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주식 등 경제 영역에서의 정치과잉 자기만의 주장은 합리적 의사소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톺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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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브릿지경제는 종목토론방에 얼마나 많은 정치관련 글이 작성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페이의 증권섹션 삼성전자 종목토론방을 대상으로 어휘 빈도분석을 실시했다. 기준일은 지난 6~7일, 총 48시간이며 분석 대상은 삼성전자 주주로 등록한 토론글 텍스트다. 분석량은 글자수로 6747자다.

분석의 정확성을 위해 1차 필터는 삼성전자 주주만이 쓸 수 있는 게시글로 한정했다. 2차 필터는 텍스트 정제 과정으로 모든 게시글에 고정적으로 달리는 ‘추천’과 ‘비추천’, ‘조회수’처럼 의미 없는 어휘나 아이디 익명 표기를 위해 사용되는 ‘***’ 기호를 제거했다.

분석 결과, 삼성전자 종목토론방 최다빈출 어휘 10개 중 5개는 삼성전자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출 순서로 보면 ‘1찍(31회)’, ‘범죄자(28회)’, ‘전과(22회)’, ‘알바(12회)’, ‘2찍(10회)’ 순이다. 삼성전자 토론방을 총선의 전력도구로 특정 세력(개인)이 각각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을 끌어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빈출 어휘는 ‘삼성전자(27회)’, ‘주식(24회)’뿐이었다.

관련 어휘군으로 묶어 보면 여야 관련 어휘가 모두 보였다. 예를 들어 한 주주는 “1찍들은 노력도 안하며 다른 사람만 원망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라거나 반대로 ‘2찍’은 ‘알바(댓글아르바이트)’와 쓰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한 주주는 “2찍들 하루 종일 정치 얘기만 하는 인간들”이라며 “국짐당에서 선거 질 것 같으니 알바 풀었다”는 형태다. 빈출 횟수 8회 미만으로 내려가면 비속어가 다수를 차지했다.

‘게시판(12회)’과 ‘이야기(12회)’는 언뜻 보면 중립 어휘 같지만 정치성토방이 된 종목토론방에 대한 반발로 인해 자주 사용됐다. 원본 자료를 살펴보면 작성자들은 대체로 “여기가 ‘종목 게시판’인데 왜 정치‘이야기’를 하냐”는 식으로 언급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최다빈출 분석이기에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높은 발언 빈도가 담론 구성의 적극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토론방에서 삼성전자 주주 필터링을 해제하면 주주가 아닌 사람의 글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주주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정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선거철, 정치가 증시를 오염하면서 가격결정과정에 또 다른 불순물을 첨가하는 것은 아닌지 일반 투자자들은 우려한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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