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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우울한 나라

입력 2024-03-05 14:25 | 신문게재 2024-03-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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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미국의 유명 유튜버 마크 맴슨(Mark Manson)이 자신의 유튜브에 올린 한국 방문 후기를 ‘우울한 나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그럴만하다란 생각이 든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유교주의와 물질주의를 좇고있어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주의 대목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달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순자산은 실질기준으로 3억 901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4억2334만원 대비 3316만원이 줄어들었다. 원인은 지난해 집값 하락 때문이다.

국민 개인 재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인 상황이니 집값이 오르면 무주택자가 우울하고 집값이 떨어지면 유주택자가 우울해지는 것이다. 집값이 올라도 남보다 덜 오르면 집이 있어도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렇다보니 국민 삶의 만족도는 OECD 38개국 중 35번째다. 우울하니 아이 가질 정신적 여유도 없어졌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65명이다. OECD 중 1 이하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출산율 하락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다. 13세 이상 국민의 15%만이 반드시 결혼하겠다는 생각이니 말이다. 한국인 소멸론도 나왔다.

이렇게 가면 우리나라 대학은 다 무너진다고 봐야한다. 현재 대학교 입학정원이 47만명인데 지난해 출생인구 30만을 기준으로 하면, 정원의 반도 못채우게 된다는 계산이다.

결국 가정이 무너지고 교육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는 사태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골조가 바로 집값이 됐다. 부동산 전담 대통령을 만들어야 할 판이다. 과연 정부는 그런 심각함을 인지하고 있는지 참으로 우울할 뿐이다.


- 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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