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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징계 받고 퇴직한 임원이 자회사 대표로 부활 ‘논란’

입력 2024-03-19 12:59 | 신문게재 2024-03-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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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1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관련 파생거래 손실로 징계를 받고 퇴임한 임원이 자회사 대표로 복귀하게 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인사결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6월 ELS 상품 관련 파생거래(은행-증권사간 투자거래)에서 시장가격 변동에 따라 평가손실 962억 원이 발생한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2분기에 손실 처리했다. 당시 담당 딜러는 평가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장기옵션거래 확대를 통한 헷지(위험분산) 전략을 실행했으나 평가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파생상품은 가격산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1000개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동성이 산출되는데 수많은 변수들이 급격한 시장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평가액과 실제 시장가액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한마디로 은행이 담고 있는 자산들이 ELS의 가격흐름을 못 쫓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1000억 원 정도의 손실이 났다면 상당히 큰 금액”이라며 “리스크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결국 그해 7월 이후 청산목적의 헷지거래 외 주식파생상품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또한 자체 정밀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직원 징계를 위한 인사협의회를 실시했다.

문제의 파생거래 당시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이었던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이문석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은 각각 견책과 주의 처분을 받고 연말 인사에서 교체됐다.

그런데 이들이 3개월 만에 다시 자회사 대표로 복귀하게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해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자회사 우리PE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3월말 예정된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 후 대표이사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이문석 전 부행장도 우리은행 관계사인 원피앤에스(P&S) 대표 내정설이 들린다.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은 취임 당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시장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에게도 깊은 신뢰를 받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해관계에 따라 전관예우 관행을 답습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징계에 의해 퇴임한 사람이 자회사 대표로 재취업한다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라며 “지금처럼 (ELS로) 따가운 시선 속에서 금융사에서 무슨 깡(배짱)으로 그럴 수 있는지 정권이나 누군가의 비호가 없으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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