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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초대석] "융합과 혁신의 시대… 산학연정 힘 모아 벤처생태계 조성"

[인터뷰] 한국벤처혁신학회 초대회장 전인오 호서대 교수

입력 2018-05-23 07:00 | 신문게재 2018-05-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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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벤처혁신학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과 혁신이란 두가지 키워드를 붙잡고 연구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6일 개최한 창립세미나의 주제가 '4차 산업혁명시대, 벤처혁신의 방향과 과제'였는데, 바로 이 주제가 학회의 연구와 활동분야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인오 호서대 벤처대학원 교수는 산학이 손잡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는데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교수는 학계와 벤처산업계, 연구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리더들과 힘을 합쳐 학회 설립을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식으로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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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혁신학회 초대 회장인 전인오 호서대 교수가 국내 벤처기업 육성방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

 

◇다양한 인적 구성이 학회의 힘 


“우리 학회는 여는 학회처럼 학계 교수들이 주축이 되는 게 아니라 학계와 산업계, 연구기관, 관계 등 다양한 인적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창립세미나 프로그램이 이 같은 특징을 잘 말해주고 있지요. 기조연설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하고, 세미나 발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들이 맡았습니다. 각 대학의 산학협력단장과 창업지원단장은 패널로 참여했죠. 우리 학회는 가끔 세미나를 개최하고 학술지나 발간하는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각 분야에 흩어진 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해 정부 정책 수립 때 유익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학회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전 교수는 오래전부터 기존 학회와 차별화된 학회 설립을 추진해왔다. 벤처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산업계, 연구기관, 학계, 관계를 아우르는 융합 학회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학회라면 으레 교수들 위주로 모여 추상적인 담론을 주고받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죠.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벤처기업들이 미래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지적 토양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고요, 정부, 산업체,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선순환하는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도 학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가 학회 설립에 매달린 이유는 또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마당에 ‘융합’과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학회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벤처에 대한 연구, 혁신에 대한 연구, 창업에 관한 연구를 하는 학회는 여럿 있지만 이를 융합하는 학회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려면 학계 중심의 학회로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도 학회 설립에 속도를 낸 이유라고 그는 말한다.


◇학회 설립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려

전 교수는 학회가 정식 출범하기까지 7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결코 짧지않은 시간이다. 그는 1998년 벤처기업을 설립, 6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다 학교에 와보니 학문의 세계와 산업 현장은 격차가 너무 컸습니다. 학문적인 연구가 산업 현장에 제공되고 반대로 실무적인 고민들이 학문의 세계로 유입되는 쌍방향 소통이 절실하다고 느꼈지요. 이런 이유로 2011년에 호서대학교의 부설연구소로 벤처혁신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소장을 맡아왔습니다. 벤처 생태계와 정책 등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바로 이 연구소가 한국벤처혁신학회의 모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6월 기존의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면서 전 교수는 학회 설립 추진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청에서 부로 승격되면 벤처기업에 대한 한층 유효한 정책들이 많이 나올 것이란 기대에서였다.

작년 상반기에 태스크포스를 구성, 준비에 박차를 가한 끝에 지난해말 중소벤처기업부에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요청했다. 모태인 연구소에서 출발, 학회 출범까지 무려 7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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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오 호서대 벤처대학원 원장이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

◇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 변화의 물결

전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출현으로 2020년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파괴적인 변화의 물결이 지구촌을 휩쓸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초연결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상거래 지불방식이 달라지는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의 시장붕괴율을 고려해보면 2012년 기준 S&P 500대 기업들의 75%가 2027년 신흥 기업들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기업에 막대한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다 줄 게 틀림없습니다. 단지 생산성을 조금 올린다거나 사업과정의 개선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컴퓨터의 능력이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기 시작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중대한 시기에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 현황을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권 국가중 싱가포르(1위), 대만(14위), 일본(15위)에 뒤진 19위에 그쳤습니다. 우리 학회를 연구와 실무가 공존하는 학회로 육성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벤처기업이 한국의 미래를 담보한다

한때 벤처기업 경영자였던 전 교수는 국내 산업생태계에서 하이테크 및 인터넷, 모바일을 배경으로 하는 벤처기업의 역할과 비중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들이 성장동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국내외 경영환경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벤처기업들이 경제발전을 다음 단계로 이끌어갈 새로운 견인차 구실을 해주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벤처기업 및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조해 벤처기업가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달려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세계 233개 유니콘 기업 중 국내 벤처기업은 단 2개에 불과합니다. 선진국에 비하면 혁신성이 떨어지고 모험자본 역할도 미흡해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없어요. 미국 스탠포드대나 중국의 칭화대가 벤처 창업의 본산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대학도 창업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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