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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창업 무작정 쫓는 60대…농어촌으로 길 터줘야

입력 2019-01-16 07:00 | 신문게재 2019-01-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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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의 은퇴가 줄을 잇는다. 올해 만 60세가 되는 1959년생은 84만9000명에 이른다. 만 60세에 이른 인구가 80만명을 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향후 16년간 매년 80만명 이상이 줄줄이 은퇴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당장 2020년에는 무려 92만명에 달하는 1960년생 은퇴자가 대기하고 있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세가지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자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노후준비가 충분한 사람들. 가장 행복한 그룹이다.

둘째로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 노후준비가 미흡해 꾸준한 소득이 필요하지만, 경비직이나 단순 노무직으로 겨우 생계를 꾸리는 정도에 만족하는 그룹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계형 창업을 감행하는 사람들이다.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며 은퇴를 기다리는 유럽의 복지국가와 반대로, 일터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 그룹이다.

통계청 자료중 ‘연령대별 자영업자 비중’을 보면 2013년 25.9%였던 6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18년 30.3%로 껑충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의 창업 증가율도 지난해 7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14.4% 늘어나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일자리를 구하는데 실패한 은퇴자들이 자영업시장으로 몰려온 것이다.

사회경험이 풍부한 베이비부머들도 자영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60대 은퇴자의 자영업시장 진입은 마치 ‘나방이 불을 보고 뛰어드는 격’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들이 선호하는 치킨점, 맥주점, 편의점, 커피점 등 대중적인 업종은 과포화상태에 다다른 지 오래다. 게다가 내수부진으로 점포당 매출은 전국 어디서나 하향추세다.

지난해 8월 기준 559만여명의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3분의 1에 육박한다. 취약한 사회안전망의 붕괴는 여기서 비롯된다.

정부가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부르짖으며 자영업시장 구성원들이 공존동생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미봉책일 따름이다.

진정한 자영업 대책은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자영업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막는 것이다. 경쟁력이 없어 도태되는 사람들은 농어촌에서 인생2막을 꾸릴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것이 자영업시장의 몰락을 막고, 농어촌 소멸도 예방하는 공존동생의 대책이 될 것임을 정부는 빨리 깨달아야 한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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