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연착륙이 필요한 자영업시장

입력 2019-02-27 07:00 | 신문게재 2019-02-27 1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190218010004334_1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최근 대법원은 경제·사회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을 내렸다. ‘노동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놓은 것이다.

이는 보험업계에서 노동력을 잃은 개인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잣대로서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경제를 움직이는 모든 주체들, 즉 기업, 정부, 가계가 모두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획기적인 판결이 아닐 수 없다.

2020년대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방향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60세 정년이 65세로 상향될 지도, 노인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할 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방문한 일본 큐슈의 미야자키에서 놀란 것은 일본 사회의 노인 노동력 활용 노하우였다. 공항 입국장부터 노인들이 관광객들의 통과절차를 관장했다. 온천장 안팎과 호텔 객장을 관리하는 할머니들은 체구가 작았지만 건강하고 세심했다. 호텔과 시내를 오가는 택시 운전사들도 하나같이 노인 일색이었다. 초고령사회 일본은 노인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이미 체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의 시계바늘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길게 잡아야 7년 남짓이다. 고용시장은 물론이고 기초연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지하철 무임승차, 세금제도 등 바꾸고, 고치고, 다듬어야 할 제도가 쌓여있지만 준비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자영업시장도 고령화 바람을 피해갈 수 없는 구조다. 2013년 25.9%였던 6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18년 30.3%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8월 기준 559만명의 자영업자 중 3분의 1이 60세 이상 고령자이다.

은퇴 후 재취업에 실패한 60대들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는 자명하다. 십중팔구는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는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60대 창업의 결말을 추정할 수 있다. 올 1월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 7000명이나 늘었다. 전체 취업자수가 109만명인 농림어업에서 10분의 1에 달하는 노동력이 대거 늘어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같은 통계치는 치킨점, 카페, 편의점 등을 운영하던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폐업한 뒤, 농어촌에 정착한 게 아니라면 설명하기가 곤란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의 자영업 정책은 ‘성장·혁신 종합대책’에서 ‘연착륙(소프트랜딩) 정책’으로 급선회가 절실해 보인다.

자영업시장에서 도태되는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손쉽게 농·어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범부처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