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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사모펀드가 탐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입력 2020-06-17 07:20 | 신문게재 2020-06-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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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햄버거, 피자, 치킨 등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원조는 미국이다. 땅 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 본사 직영 레스토랑을 전국에 확산시키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본사는 레시피와 홍보마케팅을 제공하고 가맹점 운영은 개인 사업자가 하는 것이 레스토랑 경영 효율 측면에서 최선의 방법이었다. 맥도날드와 KFC, 피자헛 등은 1950년대와 1960년대 이런 기업환경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이런 막강한 브랜드도 우리나라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피자헛과 KFC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토종 브랜드에 눌려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현지화의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란 지적이다.

치킨 시장은 교촌치킨을 비롯한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춘추전국 시대를 이루어 KFC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상황이다. 토종 브랜드인 미스터피자는 10여년전 “피자 헛 먹었습니다”란 광고 카피로 피자헛을 누르고 국내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좁은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숨막히는 경쟁을 하다보니 토종 브랜드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뛰어넘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촌치킨, 미스터피자,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토종 브랜드들의 생명력은 경이로운 일이다.

미스터피자가 최근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다.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인수는 약 10년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일본계 사모펀드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공차’ 브랜드를 팔아 5배 가까운 차익을 남긴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은 인수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경영진은 기업가치와 금융 지식으로 무장했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특성과 가맹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는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상대하는 가맹본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구성하는 절반일 따름이다.

카페베네를 인수한 외국계 사모펀드가 경영을 정상화 하기는 커녕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홍역을 치른 것도 가맹점 사업자들의 특성을 모르는 데서 오는 당연한 귀결이다.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한 지 10년째 접어든 놀부도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식음료 브랜드를 잇따라 손에 넣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5년간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예비창업자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가맹점과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전성기 때 480여개에 달했던 가맹점수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경영위기의 원인이 상품 경쟁력 상실이라기보다는 ‘오너 리스크’에 따른 것이어서 경영주체가 바뀌면 회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너와 가맹점주간 극한 대립이 사라지고, 상생의 이미지로 거듭나 다시 한번 피자업계 정상을 탈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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