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카드뉴스] ‘엄궁동 2인조 사건’ 살인범의 고백

입력 2017-05-15 07: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엄궁동1
게티

 

 

엄궁동2
게티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게티

 

 

엄궁동3
게티

 

 

엄궁동3
게티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게티

 

 

엄궁동3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쳐

 

 

엄궁동3
영화 ‘재심’에서 준영역을 맡은 배우 정우와 박준영변호사의 모습


# 죄수번호 1282번, 그는 무기수다. 하는 것이라고는 하루 종일 편지를 쓰는 일 뿐이었다. 편지는 ‘사형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님에게로 향했다. 편지는 10년 간 계속됐다. 계속되는 편지에 스님은 “정신감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대체 무엇이 그가 펜을 들게 만들었을까.

현재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엄궁동 2인조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해봤다.

1990년 1월 4일, 부산 낙동강변 엄궁동 555번지 갈대숲,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의 참혹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인근 무역회사 여직원 박씨였다.

분명 살인이었다.

목격자가 기억하는 유일한 단서는 범인이 2명이었다는 것이다. 한명은 키가 컸고 또 다른 한명은 키가 작았다고 했다.

당시 낙동강변에서 잇따라 발생한 여러 사건의 범인과 흡사해보였다. 악명 높은 이른 바 ‘엄궁동 2인조’다.

현장에는 지문하나 없었다.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는 미궁을 맴돌았다. 그러다 느닷없이 용의자가 검거됐다고 했다.

2명이었다. 낙동강 주변에서 경찰을 사칭하며 돈을 갈취하고 다녔던 전력이 있었다. 한 명은 키가 컸고 다른 한 명은 키가 작았다. 유일하게 확실한 증거다.

수사관은 검거된 2명을 엄궁동 2인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조서는 수상했다. 10여 차례가 넘는 조사에서 두 사람의 진술은 계속해 바뀌었다. 사건을 잘 모르는 것만 같았다.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진술조차 오락가락이었다.

어느 시점이 지나니 놀라울 만큼 일관성 있는 조서가 꾸려졌다. 결론은 이랬다. 2인조 중 체격이 큰 최씨가 각목으로 피해자를 때렸고 키가 작은 장씨가 돌을 이용해 여인을 죽였다.

두 사람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항소와 상고를 거쳤지만 대법원 판결은 변함없었다. 꼬박 21년을 복역했다. 이미 형기를 채웠지만, 2인조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벗고 싶다고 했다.

당시 그들의 무죄를 위해 백방으로 뛰던 변호사를 찾아갔다. 현재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前 변호사다. 문 前 변호사는 최씨와 장씨는 범인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그리고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장씨는 시력이 아주 나빴어요. 범행 장소는 완전 돌밭이었죠. 달도 없는 캄캄한, 그런 밤에, 쫓고 쫓기는 식의 범행은 일반인도 힘들 텐데, 시각장애인이 했을 리 만무해요. 저 나름의 확신을 가졌죠. -문재인 前 변호사-

그때도, 지금도, 장씨는 앞을 거의 볼 수 없다. 이 시력으로는 범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떻게 그들은 살인범이 되었을까?

먼저 자백을 한 사람은 최씨였다. 최씨는 장씨의 시력장애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공범으로 장씨를 지목할 수밖에 없었다.

최씨는 고문을 당했다고 했다. 경찰은 고문 내내 장씨는 이미 혐의를 인정했다며 최씨를 다그쳤다. 인정하면 가혹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회유했다. 그리고 최씨는 자백했다.

장씨 역시 고문을 당했다. 경찰은 장씨의 손에 파이프를 끼우고 거꾸로 매달아 물을 얼굴에 부었다고 했다.

어떻게 직접증거가 하나도 없는 사건에서 자백만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 정말 이들은 범인이 맞을까?

의문투성이인 이 사건을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맡았다. 그리고 다시, 재판장에서 엄궁동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다.

그는 무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했다. 단연코, 그들은 범인이 아니라고 했다. 마침내 새로운 역사를 다시 만들 채비를 마친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고 있다.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소시민들의 연대다” -박준영 변호사-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