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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선 구조조정 '표류'…"오히려 글로벌 경쟁력 떨어트려"

입력 2016-12-13 17:00 | 신문게재 2016-12-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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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해운 동맹인 2M에 조건부 가입 직후 1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는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영업이익률 5% 달성’ 폭표를 제시했다.(사진=이혜미 기자)

 

조선 해운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 여파에 따른 경제사령탑 부재로 구조조정의 추진동력이 상실된데다 정부주도의 구조조정 작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무리한 구조조정이 오히려 우리 산업의 국가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에 대해 실사를 진행해온 삼일회계법인이 청산가치가 그대로 존속하는 것보다 높다는 최종 결론을 법원에 제출했다.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이 없어질 경우 국내 국적선사는 국내 2위이자 세계 13위인 현대상선만 남게 된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정부도 해운·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통해 현대상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해운업은 국제적 신인도가 이미 떨어졌으며, 현대상선은 2M 가입에 있어 당초 전망과는 달리 가장 낮은 단계의 협력을 맺어 사실상 가입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부딪혔다. 

 

지난 12일 현대상선이 미래 청사진을 밝히는 자리에 산업은행 정용석 부행장이 직접 참석했다. 그는 연내 현대상선에 3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대상선이 이날 제시한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영업이익률 5% 달성’ 목표 달성을 전제한 것이다.

 

문제는 글로벌 해운 업황이 저유가와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현대상선이내 내건 ‘5년 내 경영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채권단이 무슨 명분과 근거로 한진해운을 죽이고, 현대상선을 살리려고 하는지 업계는 아직까지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오는 2018년까지 생명이 연장된 대우조선의 경우 12일 수출입은행에서 영구채 매입으로 자본잠식, 상장폐지 위기는 모면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규모 부실을 안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 등 해양플랜트 인도지연 등으로 유동성 확보 등 재무구조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정성립 사장이 직접 나서 내년에는 반드시 흑자를 내겠다며 의욕을 비치고 있지만 업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 않다. 

 

다행히 최근 현대중공업이 이란으로부터 수주 물꼬를 텄고 삼성중공업도 올 하반기 잇따라 수주를 하면서 수주가뭄을 조금 해소하는 분위기지만 해갈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욱이 대우조선의 수주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당초 ‘빅2’에서 ‘빅3’ 현재의 체제유지로 내린 결론이 바람직했는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밑 빠진 독에 불 붓기’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그 판단은 업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단 2018년 전까지 대우조선이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만약 이 과정에서 예상했던 업황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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