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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제12회 딤프 Pick ⑧] 뮤지컬 ‘플래시댄스’ 프로듀서 리처드 달번 “꿈을 이뤄가는 내 이야기이자 누구나의 이야기 ”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폐막작 ‘플래시댄스’ 제작자 리처드 달번(Richard Darbourne)
2010년 ‘바버숍페라 II’, 2015년 ‘포비든 플래닛’, 2016년 ‘금발이 너무해’, 2017년 개막작 ‘스팸어랏’, 올해 ‘플래시댄스’까지 5번째
딤프 대표작 '투란도트' 영국 진출 모색 중 "세 극장과 조율하며 타이밍 보는 중"

입력 2018-07-08 12:30 | 신문게재 2018-07-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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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달번
뮤지컬 ‘플래시댄스’ 프로듀서 리처드 달번(사진제공=서정준 기자)

 

“어떻게 한장이라도 남는 표가 없을까요?”

대구오페라하우스 티켓박스 앞은 북새통이었다. 표를 찾는 사람들, 치열했던 사전예매에 실패하고 혹시라도 취소 표가 나올까 지켜보는 이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온 작품은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6월 22~7월 9일, 이하 딤프) 폐막작 ‘플래시댄스’(Flashdance)다.

“작은 것에서 시작해 성장해가는 과정이 곧 저의 이야기고 누구나의 이야기죠. 프로듀서의 꿈을 꾸며 작은 극장에서 시작해 규모를 키워가던 그 시절이 생각났어요.”
 

리처드달번
뮤지컬 ‘플래시댄스’ 프로듀서 리처드 달번(사진제공=서정준 기자)

뮤지컬 ‘플래시댄스’의 제작자 리처드 달번(Richard Darbourne)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다. 작은 데서 시작해 좌절을 딛고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누구나의 이야기가 되곤 한다. 

 

1983년 애드리안 라인 감독, 제니퍼 빌즈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에 올린 뮤지컬 ‘플래시댄스’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댄서의 꿈을 꾸는 용접공 앨릭스(조앤 클리프턴)가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는 연인 닉(벤 애덤스),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는 한나(TBC), 친구 글로리아(홀리앤 로) 등이 함께 한다.

 

“원작 작가와 각본가 톰 헤들리(Tom Hedley), 조 에스터하스(Joe Eszterhas), 제작사(파라마운트 필름) 등은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꽤 오래도록 꾸준히 만나 공유하며 신뢰를 쌓고서야 10년 전 초연을 할 수 있었죠.”.


천장부터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서 춤추는 댄스 신이나 ‘What a feeling’ ‘Manica’ ‘Gloria’ ‘I love rock’ 등 영화 ‘플래시댄스’의 대표 장면과 음악, 춤 등이 고스란히 무대에 재현됐다.

“여덟 살 때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Guys & Dolls)을 보고 감명 받아 뮤지컬 제작자를 꿈꿨어요. 그 작품을 제가 웨스트엔드에 올렸죠. (‘피치 퍼펙트’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레벨 윌슨(Rebel Wilson)이 공연하던 그 첫날을 잊지 못해요. 눈앞의 일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온 것이 지금에 이르렀어요. 너무 큰 그림을 그려놓고 불확실한 것을 좇느라 지금을 포기할 수는 없었거든요.”

당시를 떠올린 리처드 달번은 “앨릭스처럼 철강일을 한 건 아니지만 저 역시 아주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모님은 교사였다. 작은 마을에 살며 뮤지컬 제작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저 역시 앨릭스랑 비슷하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플래시댄스'
뮤지컬 ‘플래시댄스’(사진제공=딤프사무국)

 

“뮤지컬 ‘플래시댄스’는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꿈을 꾸며 다른 결과를 맞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들이 꿈꾸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죠. 저 역시 그랬어요.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저에게 가장 중요했고 원동력이 된 존재는 가족이었죠.”

 

이어 “영화와 달리 무대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춤과 몸짓으로 표현하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한나가 죽고 오디션에 참가해 엔딩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너무 좋다. 배우는 물론 관객들과 이 과정을 즐기고 싶었다”고 말을 보탰다. 

 

극 중 대사인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보다 실패하더라도 시도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뮤지컬 프로듀서를 꿈꿨던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작사 ‘Richard Darbourne Ltd’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가 한국의 대구라는 도시에 첫 발을 디딘 것도 아주 작은 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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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플래시댄스’ 프로듀서 리처드 달번(사진제공=서정준 기자)

  

“2010년이었나 애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배우 4명이 출연하는 아주 작은 뮤지컬이었죠. 그때 누군가 제게 다가왔어요. ‘이 뮤지컬 너무 좋다. 한국에 가자’ 하더군요. 그리고 꼭 6개월 만에 한국에 왔어요.”

 

그에게 다가왔던 이는 딤프의 배성혁 집행위원장이었고 해당 작품은 2010년 공식초청작인 ‘바버숍페라II’(Barbershopera II)였다. 그렇게 시작된 딤프와 리처드 달번의 인연은 2015년 ‘포비든 플래닛’(Return to the Forbidden Planet), 2016년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 2017년 개막작 ‘스팸어랏’(Spamalot) 그리고 올해 폐막작 ‘플래시댄스’까지 이어지고 있다.


리처드달번
뮤지컬 ‘플래시댄스’ 프로듀서 리처드 달번(사진제공=서정준 기자)

“아주 작은 뮤지컬(바버숍페라)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다른 언어를 가진 한국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가 놀라운 기억으로 남아있죠. 작은 뮤지컬이지만 잘 만들어서 한국에 가자는 마음이었는데 관계가 이어지고 조금씩 규모를 키우면서 오늘에 이르렀죠.”


이렇게 말한 리처드 달번은 “말 그대로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라며 “내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도 될 지경”이라고 웃었다.

“딤프는 이제 집처럼 느껴져요. 저에게 뿐 아니라 뮤지컬에 관련된 이들에게도 딤프는 매우 특별해요. 전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딤프처럼 시 자체가 뮤지컬 축제를 지원하고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교류하며 페스티벌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매년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리곤 그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한국 관객에 대해 “경이롭다(Aamazing)”고 표현하며 “영국 관객들은 아바, 티나 터너, 캐롤 킹 등 유명 스타들의 이름값이나 익숙한 이야기에 열광한다. 하지만 한국의 뮤지컬 관객들은 새로운 이야기, 형식 등에 열려 있는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언어의 뮤지컬도 적극 수용하고 공감하는 모습이 흥미롭고 놀라웠어요. 사실 지난해 개막작인 ‘스팸어랏’은 좀 걱정을 했어요. 독특한 코드의 코미디였거든요.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곤 웃고 울면서 즐겼죠. 한국의 뮤지컬은 이런 두터운 관객층과 스타, 뛰어난 연출가, 디자이너 등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시나 정부가 정책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처드달번
뮤지컬 ‘플래시댄스’ 프로듀서 리처드 달번(사진제공=서정준 기자)

 

현재 딤프의 대표작 ‘투란도트’의 영국 진출을 준비 중인 리처드 달튼은 “2년 전 관람을 하면서 제작자로서 많은 걸 배웠다. 대서사시와도 같은 스토리를 더 크게 구현하는 걸 보면서 영국 관객들도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3개 극장에서 관심을 보여 조율 중이에요. 언제 공연할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해서 타이밍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한 리처드 달튼은 “2019년 딤프를 위해 준비 중인 작품이 있지만 아직은 비밀”이라 귀띔하며 “그 후로도 딤프에 오기 위해 꾸준히 작품을 개발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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