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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부터 ‘루드윅’ 그리고 차기작까지 함께! 정의욱·김현진

‘인터뷰’ ‘스모크’ 등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의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정의욱, 김현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부자에서 루드윅과 청년으로 호흡, 김주호·이주광, 박준휘·강찬, 김소향·김려원·김지유, 강수영 피아니스트 출연

입력 2018-11-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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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포토] 김현진, 정의욱 인터뷰1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청년 역의 김현진(왼쪽)과 루드윅 정의욱(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열쇠를 던지는 신에서 많은 사건들이 있었어요.”

뮤지컬 ‘루드윅: 더 베토벤’(2018년 1월 27일까지 JTN아트홀 1관, 이하 루드윅)에서 루드윅과 청년으로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정의욱과 김현진은 전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부터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1년의 3분의 2로도 모자라 차기작까지 한 무대에 선다는 두 사람은 가족에서 자신으로 그리고 원수로 2년을 넘게 함께 할 계획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기억 


[브릿지포토] 정의욱 인터뷰4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루드윅 정의욱(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술도 안마시고 담배도 안태우고 (김)현진이는 착하고 바른 청년이에요. 그래서 껄렁대고 반항하고 대마초도 피우고 아무렇게나 운전하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마이클을 연기하면서 힘들어 했죠. 특히 차키를 집어던지는 신에서 열쇠가 어디로 튈지 몰라 다양한 일들이 있었어요.”

정의욱이 운전을 못하게 말리는 아빠 버드에게 “치사하게”를 외치며 차키를 집어던지는 신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하자 김현진은 “딱지치기 할 때를 빼고는 태어나 물건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며 “그냥 던지질 못하고 생각이 많아졌다”고 털어놓았다.

“던졌는데 형 발에 맞으면 어떡하지 등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지다 보니 자꾸 엉뚱한 데로 튀고 멀리 떨어지고…한번은 무대가 돌아가는 홈에 들어가기도 했어요. 그래서 열쇠를 던지는 신이면 저도, 다른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엄청 긴장했죠.”

이어 “제가 키를 던질 때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덧붙이는 김현진의 말에 정의욱은 결국 차키를 찾지 못한 채 퇴장했던 때를 떠올렸다.

“차키를 던졌는데 차 밑으로 들어가 버려서 결국 못가지고 퇴장을 했어요. 차가 들어가고 바로 (로버트 킨케이드 역의) 강타가 나오는데 차키가 무대 위에 덩그러니 있으면 다들 웃을텐데 어쩌나 걱정했죠.”

다행히 무대전환을 맡았던 앙상블 배우가 수습하면서 한시름 놓기는 했지만 모두가 긴장 속에 지켜보던 사건이었단다.

“이번 작품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신이 있어요. 청년 루드윅이 귀가 안들리기 시작하면서 적는 칠판이 있어요. 카를에게 쓰라고 준 칠판을 밀치는 장면인데 이번엔 잘 하더라고요.”

정의욱의 전언에 김현진은 “이제는 아들이 아니니까요”란다. 뮤지컬 ‘루드윅’은 ‘악성’이자 천재 음악가로서의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이 아니라 고뇌하는 인간 루드윅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인터뷰’ ‘스모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루드윅 역에는 정의욱을 비롯해 김주호·이주광, 청년 역에는 김현진과 박준휘, 강찬, 마리 역에는 김소향·김려원·김지유가, 피아니스트 역에는 강수영이 출연한다.


◇아빠 정의욱, 예술가 김주호, 친구같은 이주광의 루드윅 그리고 정반대 청년들 김현진·박준휘

[브릿지포토] 김현진 인터뷰2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청년 역의 김현진(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루드윅이 퇴장이 없어서 무대가 어질러지면 제가 치워야해요. 그런데 (김)현진이도, (박)준휘도 치울 게 없어요.”

뮤지컬 ‘루드윅’의 루드윅 정의욱은 격돌 후를 예로 들며 젊은 루드윅과 카를을 연기하는 김현진과 박준휘에 대한 차별점을 설명했다.

“준휘는 계산 없이 다 내려놓고 반향을 해요. 물불 안가리죠. 센 만큼 실수도 잦아요. 저하고 준휘가 만나면 무대가 엉망진창이 돼요. 부딪히고 와인병은 떨어져서 굴러 다니고…무대가 폐허가 되죠. 현진이는 훨씬 더 이성적이에요. 준휘랑 같이 하면 청소를 할 수가 없어요. 정리하면서 연기할 단계가 아니어서 포기하게 되죠. 그런데 현진이랑 하면 청소할 게 없어요. 연기하면서 스스로 다 치워서.” 

 

루드윅
뮤지컬 ‘루드뒥: 베토벤 더 피아노’(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그래서 두 사람 다 정리할 게 없다“는 정의욱의 루드윅에 대해 김현진은 “인간적”이라고 표현했다.

“(정)의욱이 형은 모든 걸 다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약속한 것처럼 맞아 떨어져갈 때가 있어요. 진짜 제가 형의 루드윅이 돼 가는 느낌이죠. 그리고 형이 그리는 베토벤은 굉장히 따듯한 것 같아요.”

정의욱의 루드윅에 대해 이렇게 전한 김현진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아버지로 먼저 만나서 그럴 수도 있다”며 “분명 미래의 저인데 편안하고 포근하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형이랑 할 때 더 아파요. 그렇게 따듯하고 포용력 있고 사랑하는 사람인데 정작 카를이 원하는 걸 못들어주니까요. 진짜 저 고등학교 때 엄마 아빠한테 ‘연기하고 싶어요’ 했을 때 같아요.”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 모여 들었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를 다녔던 김현진은 정의욱의 루드윅에서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던 고3 아들에 망연자실하던 부모님을 떠올렸다고 했다.

“(김)주호 형은 예술가로서의 모습이 굉장히 강해요. 예민하고 강한 베토벤의 느낌이죠. 그래서 청년 루드윅 때 더 집중하게 돼요. 저는 그다지 감정적으로 강한 사람이 아닌데 주호 형처럼 강한 루드윅이 돼야하니까요. 내가 어떻게 해야 저렇게 변하는 게 어색하지 않게 보일까 고민했죠. 그리고 카를로 주호 형이랑 서면 정말 아빠 같아요. 감옥에 갇힌 기분이죠.”

이어 이주광에 대해서는 “친구같은 루드윅”이라며 “그 친근함이 의욱 형처럼 큰 사람으로서의 느낌이라기보다 저와 같은 크기, 생생하다고 해야할지…에너지가 좀 다르다”고 전했다.

“트리플 캐스팅이 처음도 아닌데 이번만큼 재밌기는 처음이에요. 단순한 상대역이 아니라 저이고 저의 미래잖아요. 그러다 보니 너무 재밌어요.”


◇퇴장 없는 루드윅의 고뇌(?)와 ‘월광소나타’에 대한 허수현 작곡가의 아쉬움

[브릿지포토] 김현진 인터뷰4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청년 역의 김현진(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러닝타임 내내 무대 위에 있는데 술 마시는 신이 너무 많아요. 공연 전 모든 걸 다 비우고 올라야지 안그러면 큰일이죠.”

실제로 베토벤은 알콜중독자로 매끼니 와인 한병씩을 마신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정의욱은 “루드윅의 음주장면이 잦게 등장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년 루드윅이 등장하면 같이 술을 마셔요. 후반부에 마리가 다시 찾아올 때도 ‘술 한잔 해야지’ 권하며 한병을 다 마시고는 또 한병을 가지러 가는 신까지 있죠.”

이렇게 전한 정의욱은 ‘월광소나타’에 대한 허수현 작곡가의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저희 작품에 러브라인이 없다보니 연인 줄리에타 이야기가 빠져버렸어요. 귀가 안들려 연주회는 망쳤고 귀가 안들린다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게 돼버렸죠. 그런데다 줄리에타까지 떠나버렸어요. 그 좌절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월광소타나’죠.”

하지만 추정화 연출,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귀가 들리지 않는 절망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여자에게 배신당하는 좌절까지 들어갈 공간이 없다”며 사랑이야기를 과감하게 들어냈다.

“허수현 작곡가님은 ‘월광소나타’ 자체가 줄리에타 때문에 나온건데 사랑이야기가 빠지면 안된다고 마지막까지 많이 아쉬워 하셨어요.”

정의욱의 말에 김현진은 “존재에 대한 존경, 호기심이 강하게 부각되는 작품”이라며 “사랑이야기가 빠지면서 누구나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정의욱의 나에게 주문걸기 “마흔이 되면 괜찮아질거야”

[브릿지포토] 정의욱 인터뷰5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루드윅 정의욱(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연극 ‘엘리펀트송’의 마이클은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사실 뮤지컬은 다 해보고 싶은데 ‘너 이제 뮤지컬 못해. 마지막으로 하나만 골라’라고 한다면 ‘킹키부츠’의 찰리요.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하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김현진은 이렇게 답하며 “못해본 게 너무 많아서 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너무 많다”고 웃었다. 같은 질문에 정의욱은 꿈을 이야기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해보고 싶은 건 딱 두 개예요.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요. 할 수 없더라도 꿈으로 가지고 있죠.”

이어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그렇게 생겨서 무슨 배우냐?’였다. 그렇게 모두의 반대 속에 시작했는데 스스로 배우로서의 자질에 의심이 들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스스로 “마흔이 되면 진짜 배우가 될 것”이라고 주문을 걸었단다. “마흔이 되면 내 색깔을 낼 수 있을 테니 그때까지는 일단 열심히 하자. 뭐가 됐든, 잘하든 욕을 먹든 일단 하자”고 되뇌던 그는 마흔다섯이 됐다.

“저는 스스로가 화려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느낌, 경험들을 담아서 서서히 배어나올 수 있는 배우가 되자 다짐했죠. 제가 원한 것들이 마흔이 됐다고 순식간에 드러나지는 않았어요. 다만 조금씩, 서서히 스며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곤 “꿈은 좋은 배우다. 꾸준히 무대 오르고 연기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배우 이정재가 했던 말을 인용하며 롤모델이라는 신구를 언급했다.

“배우는 자기가 은퇴한 걸 1년 후에 알게 된대요. 안찾으면 내가 작년에 은퇴한 거구나 하게 된다는 의미죠. 저 역시 계속 쓰임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신구 선생님처럼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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