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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BTS가 촉발한 대중문화예술인 대체복무 논란… 핵심은 공정성

[별별 Tallk] 특례인가, 특혜인가

입력 2022-04-14 19:00 | 신문게재 2022-04-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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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소속사 하이브가 불을 지핀 병역법 개정안이 4월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명 ‘BTS병역특례법’으로 불리는 병역법 개정안은 국익 기여도가 높은 대중문화 예술인의 군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현행 병역법에서 정하는 특례 대상은 국위 선양, 문화창달에 기여한 순수 예술인과 체육인뿐이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차트 ‘핫100’ 1위를 기록하고 국내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어워즈 후보에 오르면서 대중문화예술인의 군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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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하이브 CCO (커뮤니케이션 총괄/사진제공=하이브)

논란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먼저 불을 지폈다.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국내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몇 년간 병역제도가 변하고 있어 입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아티스트가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병역에 대한 논의가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CCO는 “멤버들은 병역에 대한 문제를 회사에 일임한 상태”라며 “사회적으로도, 국회에서도 논의가 성숙된 걸로 보인다. 조속히 결론을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CCO의 이같은 발언은 4월 국회를 염두에 둔 ‘작심발언’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하이브와 방탄소년단 멤버 모두 병역문제와 관련해 “때가 되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 역시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를 직접적으로 묻기보다 “‘방탄소년단’이란 슈퍼IP를 활용한 여러 프로젝트는 군 입대 후 실행 불가능한데 대안이 있는가?”였다. 때문에 국회의 병역법 개정 촉구는 질문의 직접적인 답은 아니다. 듣기에 따라서 방탄소년단의 병역면제를 해결해달라는 인상도 안긴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맏형인 진도 이날 취재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병역 문제는 회사에 일임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1992년생인 진은 당초 만 28세인 2020년 입대해야 했지만 방탄소년단이 2018년 5급 훈장인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2년 연기할 수 있게 됐다.


◇정치권으로 넘어온 병역특례 문제…핵심은 공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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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여야는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한 바 있다. 결국 하이브는 병역문제의 키를 정치권에 넘긴 셈이다. 지난해 이 문제를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은 병역법 개정안 처리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성 의원은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2590억원 정도 경제유발효과가 나오는데 빌보드에서 1위를 하면 1조70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방탄소년단이) 국격을 높였음에도 현재까지 병역 특례를 못 받고 있는 것은 법의 허점으로 보인다”며 “4월 중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서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복무 문제가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핵심은 ‘공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오랜 기간 전통적인 대회가 이어졌던 클래식 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아티스트의 대체복무가 이뤄져 왔지만 대중음악분야는 가장 오래된 시상식이 그래미어워즈”라며 “우리나라 가수가 이제야 그래미어워즈 후보로 오르면서 병역문제를 논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평론가는 “구체적으로 대중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논의의 장에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대중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병역 문제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도 “섣부르게 결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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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부정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상대로 대중예술인 병역특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때만 해도 응답자 59%가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하이브 측의 기자간담회 후 부정적인 댓글이 늘었다. 아예 순수예술인과 체육인의 병역특례를 없애야 한다는 격한 의견까지 나온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는 “병역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계속 언급되는 게 문제”라 지적하며 “병역의무를 이행할 경우 1년 6개월이란 공백이 생기긴 하지만 가수들이 1년 이상 앨범활동을 하지 않는 사례도 흔하다. 이 문제가 계속 불거진다면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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