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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살 오빠' 송해처럼…유쾌한 평생현역

[일이 즐거운 100세 시대] ① 인생의 은퇴는 없다

입력 2015-01-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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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관문화훈장받는송해
방송인 송해씨는 주민등록상 1927년생이지만 실제 나이는 90세를 넘겼다. 송씨는 요즘도 KBS의 인기 프로그램인 '전국 노래자랑' 녹화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연합)

 

본격화되는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말의 성찬이 난무한다. 주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고령화를 맞는 우리 사회의 대처 자세는 매우 종합적이고 또 철저하게 능동적이며 자발적이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필요한 것은 일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장년, 노년층도 계속 생산활동에 참여해야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 기업들도 인식을 바꿔야 한다. 중장년층을 무조건 해고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그들의 경험과 숙련도를 폭넓게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 자신이다. 정부와 기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일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 그 ‘아름다운 노땅들’에게 브릿지경제가 갈채를 보낸다. ‘비바! 100!’ 

 

 

 

연령대별취업자

고령사회를 말할 때 기준 나이는 65세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맏형인 55년생들이 올해 61세가 된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 711만명이 지금 한창 고령층으로의 편입을 준비 중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두고 고령사회에 대비한 정부정책의 부재를 지적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헤쳐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올해를 기점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정부 역시 지난 10년간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의 실효성이 부족했다며 본격 고령사회에 맞춰 사회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정부가 혹은 사회가 고령자 혹은 예비 고령자들에게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정책이라는 이름의, 시혜성(施惠性) 사회보장 밖에는 없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속성상 자발적이기 힘들다. 그런데 ‘지혜로운 숙련자’를 의미하는 서양의 ‘시니어’와 달리 우리 사회가 고령층 인구를 부르는 이름은 그냥 ‘노인’이다. ‘늙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천박하게는 ‘노땅’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부르며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일부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반갑지 않은 존재로 여긴다. 이같은 인식의 벽이 존재하는 한 고령화사회에 대비하는 것은 요원하다.

하지만 그 인식의 벽을 깨야할 주체는 정부도, 기업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다. 직장을 옮기거나 직종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안정된 생활, 실직의 불안, 이후 보장의 부재가 던지는 유혹은 꽤나 강렬하다. 돈 버는 것이 생존의 목적이 된 우리들 다수에게 변화는 배부른 일부의 말장난일 뿐이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삶은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누구나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원할 것이다. 정작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의 시간은 부족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온몸을 던져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 시간은 충분했다. 이제 생각을 바꿔보자. 젊을 때 꿈꿔왔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월급이 좀 적으면 어떤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의 가치를 생각하자.

저성장 시대, 구조조정이 일반화된 환경에서 은퇴는 누구나 겪는 삶의 변화 중 일부가 됐다. 하지만 변화의 다른 이름은 기회다. 변화가 선사하는 기회를 포착해 열정으로 돌파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름 아닌 새로운 일이다. 이 기회를 잡는 효과적 방법 중 하나가 배움, 아니 배우려는 열정이다. 배움의 길에서 나이는 그냥 숫자다. 고대 로마의 정치인 카토는 고대 그리스 원전을 읽기 위해 80세에 그리스어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 만화 ‘호빵맨’의 작가 야나세 다카시는 53세에 이 만화를 그렸고 92세인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 고령화와 은퇴가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고령인구의 올바른 활용에 대한 일부의 자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우리 사회의 은퇴 또는 정년 이후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지원 체계와 인프라가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 탓’만 하면서 보내기에 우리 인생은 너무 소중하다. 

 

다행히 최근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일하는 노년들이 늘고 있다. 방송인 송해,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 탤런트 이순재, 가수 조용필, 팝 칼럼니스트 김기덕, 의학자 이시형….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일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노동과 직업의 전통 개념을 바꾸고 있다. 생계보다는 ‘일하는 즐거움’ 자체를 찾아 경제활동을 계속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5~79세 취업 희망자 중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라는 응답은 54.9%에서 54.5%로 0.5%포인트 줄고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라는 응답은 35.5%에서 36.5%로 1.0%포인트 증가했다.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이 2만8000명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분석한 결과 ‘노인’을 가장 행복한 집단으로 꼽았다”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노년기가 인생의 황금기가 되고 사회 활력도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 평생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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