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정치 · 정책 > 국회 · 정당

김성태가 쏘아올린 ‘출산주도성장’…반대 여론 ‘후폭풍’

입력 2018-09-11 18:13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김성태 '잠시생각'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언급한 ‘출산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일주일이 지난 11일에도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여성단체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십자포화를 맞고 있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원내대표가 제시한 ‘출산주도성장’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과감한 정책전환으로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이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20년 간 1인당 연평균 400만원, 매월 33만원씩 지급’해 출산주도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즉각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6일 “저출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 있다. 임신, 출산, 양육의 전 과정을 여성에게만 그 책임을 부과하고 있으며 그것이 일터에서의 성차별로 이어지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성차별과 불평등이 출산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저출산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그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기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7일 전국 19세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출산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은 61.1%, 찬성 의견은 29.3%,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6%였다.

해당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은 대다수의 세대·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30대(73.8%), 50대(65.2%), 40대(61.4%), 정의당 지지층(76.1%), 더불어민주당 지지층(66.7%), 남성(62.6%), 진보층(67.8%), 중도층(62.4%), 부산·울산·경남(68.5%)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한국당 지지층마저도 반대 여론이 47.9%로 오차범위 내에서 찬성(46.4%) 의견을 눌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원내대표의 주장은 ‘지금까지 시행한 저출산 대책이 효과가 없었으니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에 수백조원을 썼지만 출산율은 더욱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김 원내대표의 주장은 계속 비판받고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이에 대해 “‘출산’을 성장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발상 자체가 불쾌하며 여성의 출산을 성장의 도구로 삼고 대상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왜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접근이 아니라 돈 몇 푼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저출산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 일자리가 없고, 있더라도 출산 후 그 일자리를 유지하기 힘든데 출산장려금을 쥐어준다고 아이를 낳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출산은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었던 장애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며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인프라와 환경에 대한 투자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예진 기자 syj.0210@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