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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득주도성장, 사용자 지급능력 높이고 시행했어야"

[브릿지 초대석] 정부·여당에 쓴소리와 설명 마다 않는 경제전문가
“증권거래세 폐지 최종안, 4월 말에 나올 예정”
“공정거래법 통해 기업 경영 투명해지면 정경유착에서 독립될 것”
“좋은 벤처기업 유치 위해선 원칙 어긋나더라도 차등의결권 필요해”
“규제 포괄적으로 풀어주면서도 처벌은 징벌적으로 해야”

입력 2019-03-07 07:00 | 신문게재 2019-03-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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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4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브레이크가 잘 듣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마음껏 엑셀을 밟을 수 있다. 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엑셀을 밟을 수 있도록 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최운열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해 “정부가 하는 모든 게 옳을 수 없으니 그럴 때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비유했다.

 

실제로 최 의원은 그간 여당 소속 의원임에도 정부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에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관련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근로자를 채용하는 사용자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인데 이들의 지급여력을 높이기도 전에 최저임금을 올리니 다 죽겠다는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6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의원은 인터뷰 직후에도 정부와의 엇박자 우려에도 굴하지 않고 기획재정부가 반대하는 증권거래세 폐지 필요성을 설득하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당일 최 의원은 위원장을 맡은 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를 공식화하는 개편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을 내놨다.

 


인터뷰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익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자본시장 상품을 모두 묶어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하는 손익을 합산해 이익에만 과세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이견에도 최 의원은 설득을 포기하지 않았다. 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도입 법안은 지난해 자당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혔었으나 그가 직접 설명에 나선 끝에 민주당의 중점 추진 법안으로 지정됐다.

최 의원은 “이 법안 추진을 위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임에도 (해당 법안을 소관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위원들에게 직접 필요성을 설명했었다”고 떠올렸다.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안을 내놨다

3억원 이상 투자자부터 대주주는 양도소득세를 내는 데다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증권거래세 0.3%를 내야 해 이중과세를 당하고 있다. 세금은 소득과 이익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하는데 손해를 보고도 과세를 하는 건 맞지 않다. 그래서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최종적으로는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전환하려는 것. 다만 특위에서 내놓은 안의 핵심은 증권거래세를 여러 자본시장 상품들의 손익을 합산하고, 금년에 이익이 나도 내년에 손해가 날 수 있으니 3년 정도 기간을 놓고 봤을 때 나오는 이익에 세금을 물리자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폐지에만 주목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자본시장 과세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안이다.


-기획재정부는 폐지에는 부정적이다

기재부는 세수 관리가 주된 관심사인 만큼 세금이 줄어들 수 있는 사안을 당연히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는 어디까지나 특위의 제안이므로 당정협의를 거쳐야 최종안이 나온다. 특위 안을 검토해 당정협의를 주도할 당 정책위원회 산하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4월 말에 최종안을 내는 게 목표다. 당정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대한 반대가 많다

핵심 내용 중 하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의 경우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한 것인 데도 반대가 많다. 우리 법에 형벌 조항이 너무 많은 탓에 기업들이 견디기 어려울 수 있으니 경성담합(가격, 생산량, 시장분할 등 중대담합 행위)에만 한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려 한다. 하지만 재계는 검찰의 별건수사에 따른 남소를 반대 근거로 대는데, 법치국가에서 법만 지킨다면 우려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이런 우려를 씻기 위해 당정협의에서 검찰 예규에 별건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자고 의견도 모았다.

공정거래법은 기업을 옥죄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치권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법이다. 우리 사회에 정경유착이 잘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기업이 불투명한 경영에 따른 약점을 지니고 있어서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으로 기업들이 오너에 휘둘리지 않는 투명한 경영구조를 갖는다면 정치권에서 시비를 걸 수가 없다. 양적 지표가 커진 만큼 질적인 면도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가 없다.

공정거래법은 또 중소기업을 키워 고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전체 근로자의 88% 고용을 맡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하청을 맡으면서 일감 몰아주기나 납품가 후려치기 등을 당하니 이익이 정체되고, 그만큼 임금이 오르지 않으며, 젊은이들이 적은 임금에 중소기업을 외면하게 되는 것. 공정거래법으로 이런 불공정한 행태를 근절시키고 기업들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1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정경제가 선결됐으면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 덜했을 것이라는 건가

공정경제를 먼저 시행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지급여력을 보강한 후에 최저임금 인상이 뒤따랐다면 부작용이 훨씬 덜했을 것이다. 공정경제가 이뤄지기도 전에 최저임금을 올려버리니 문을 닫든지, 사람을 줄이든지, 가격을 올리든지 세 가지 중 하나로 귀결되게 되는 것. 소득주도성장은 좋지만 먼저 사용자들의 지급능력을 보강했더라면 효과도 더 극대화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도입 법안을 내놨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서 6개월 활동을 해보니 우리나라가 창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성공하는 벤처기업이 적은 이유로 의결권 문제가 자주 거론됐다. 기술 수준이 좋아 성장은 금방 하는데 창업주가 가진 자본이 적다 보니 커지는 기업 규모에 맞춰 증자하기 어렵다. 경영권을 쉽게 뺏기고 인수 당하는 이유다. 그러니 한 주에 의결권을 여러 개를 부여해 경영권 리스크 없이 온전히 기업 발전에 몰두하도록 해주자는 취지다.


-1주 1의결권 원칙에 형평성이 맞지 않으니 일반 상장기업에도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헤지펀드의 공격을 당하기도 하니 방어수단을 부여하자는 의도겠지만 한국 대기업은 재벌이라는 형태라 국민들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 당 핵심지지층인 시민사회단체는 벤처기업에 한정한 차등의결권 도입도 반대하는데 마찬가지로 1주 1의결권 원칙에 어긋난다고 한다. 맞는 말이지만 좋은 벤처기업을 유치하고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제약조건을 둔 예외조항이 필요하다. 선진국도 논란을 거치면서도 예외를 두는 이유다. 더구나 이 법안은 차등의결권 도입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주주 전체 동의를 조건으로 자율적으로 도입토록 하는 내용이다. 전면적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옵션을 하나 더 주는 것이라 원칙을 크게 훼손되거나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되는 등의 큰 파장은 있을 수 없다.


-혁신성장을 하기에 우리나라에 규제가 많나

많다. 기본적으로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 자체가 규제다. 정부는 규제를 없애는데 한편에서는 국회가 규제를 양산하고 있는 꼴인 탓이다. 그래서 국회에 규제영향평가기구를 둬 법안 발의를 신중히 하도록 하자고 이미 제안했다.

또 규제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점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에어비앤비를 방문했었는데 한국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니 경제규모는 이미 선진국이지만 규제는 개발도상국이라고 한다. 포괄적으로 사후 규제해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처벌은 징벌적으로 하는 게 선진국의 방식인데, 개발도상국은 건마다 개별적으로 규제를 둔다고 한다.

한국사회를 보면 시민단체는 열거주의 규제를 하면서 징벌적 처벌을 하자고 하고, 자유한국당은 포괄적으로 규제하자면서도 징벌적 처벌은 반대하고 있다. 양측 모두 시대에 맞게 생각을 바꿔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하는 바가 이것이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운열 의원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50년 전남 영암군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미국 조지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재무관리 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1982년부터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근무하다 부총장까지 역임했다.

 

교단에 있으면서도 한국증권연구원장과 코스닥위원장을 겸임하고, 국민은행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기업 사외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정부에서도 역할을 맡았는데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 자문위원장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규제개혁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2015년 정년퇴임해 서강대 명예교수를 지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로 꼽히며 정책위 부의장과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 위원장으로서 자본시장 조세체계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대담=권순철 정치경제부장 

정리=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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