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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원→7890원 단번에 58% 인상…쿠팡 자신감 통할까

- 미국 증시 반응은 긍적적...12일 주가 10% 상승
- "하필 총선 직후 주말에"...기습 인상에 대한 여론 안좋아

입력 2024-04-14 11:00 | 신문게재 2024-04-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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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 유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이 2년 4개월 만에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58% 인상하기로 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격화하자 본격적인 전쟁 대비를 위한 ‘실탄’ 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12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현재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한다”며 “신규 회원은 13일부터 바로 적용되고,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쿠팡의 멤버십 회비 인상은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으로 72.1% 올린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 유료 멤버십 수익은 연 8388억 원에서 1조 3,26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은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쿠팡의 전격적인 회비인상에는 가격을 올려도 회원들의 이탈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실제 쿠팡이 지난 2021년 12월 유료 멤버십 회비를 2000원 인상했음에도 유료 회원 수는 그 다음해 200만명이나 늘어났다.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넷플릭스·티빙(월 1만 7000원), 유튜브 프리미엄(1만 4900원), 디즈니플러스(1만 3900원) 등에 견줘 절반 가격에 오티티를 이용을 포함해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멤버십 비회원 대비 회원의 연평균 비용 절약액은 회비를 제외하고도 87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이런 유료 멤버십 회원 혜택 유지에 연간 4조 원 정도를 쏟아 붓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한차례 가격 인상 후 록인(lock-in) 효과를 톡톡히 봤기에 뚜렷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실제로도 회원 수 감소는 소폭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쿠팡이 와우멤버십 월 회비 인상을 발표한 12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모기업 쿠팡Inc 주가는 10% 넘게 뛰어 20달러를 넘어섰다.

현지 매체들은 “쿠팡은 아마존과 비슷한 전자상거래 모델로,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가를 공격적으로 올려도 회원이 대거 이탈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유료 수입 확대로 이점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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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최근 5일간 주가 추이(구글 금융페이지 캡처)

하지만 쿠팡의 이러한 자신감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총선이 끝난 주말을 앞두고 이뤄진 기습적 가격인상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쿠팡의 가격인상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우세를 이루고 있다. 한 누리꾼은 “ ott라든가 배달도 안쓰는데 7890원? 솔직히 탈퇴할까 생각든다”며 “사실 쿠팡 때문에 과소비하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식으로 슬금슬금 올려서 1만5000원까지 갈 듯하다”며 “대체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일단 탈퇴하고 아쉬우면 다시 가입하겠다”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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