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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농산물계 문익점’ 김재훈 식탁이있는삶 대표 “초당옥수수의 새로운 패러다임 열 것”

국내 최초 ‘초당옥수수’ 들여와 단일작물로 40억 매출 신화
스페셜티 원물 연구·재배부터 농가 투자지원...농가 동반성장 목표

입력 2021-06-21 07:15 | 신문게재 2021-06-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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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이있는삶 김재훈 대표
김재훈 식탁이있는삶 대표. (사진=식탁이있는삶)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옥수수 전문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농업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해 초당옥수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싶어요.” 김재훈 식탁이있는삶(이하 식삶) 대표의 말이다.


최근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농작물을 꼽으라면 당연 ‘초당옥수수’다. 초당옥수수는 찌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옥수수로, 당도는 일반 찰옥수수 대비 2배나 높다. 식감 또한 흔히 알고 있는 쫀득함이 아닌 아삭한 식감을 자랑해 단숨에 ‘인싸 농작물’로 등극했다.

초당옥수수는 ‘농산물계의 문익점’이라 불리는 김재훈 대표가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2011년 일본 식품박람회에서 초당옥수수를 맛보고 종자를 수입한 김 대표는 국내 환경에 맞게 재배법을 개발했다. 2014년 상품화에 성공한 이후 국내에서 판매되는 초당옥수수 70% 이상을 유통하고 있다.

식삶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식자재를 직접 연구·생산해 자체 온라인 직영몰 ‘퍼밀’을 통해 판매하는 회사다. 현재 전국 160여곳에 독점적 산지 및 협력사를 보유하고 있고, 독점계약 재배 품목 100여 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가 스페셜티 식자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부모님 덕분이었다.

그는 “아버지께서 항상 열심히 농사를 지으셨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이 늘 악순환되는 게 의문이었다”며 “이러한 농촌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돈 되는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우리 먹거리’의 다양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구조적으로 안착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농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새로운 작물에 도전하고 유통하는 환경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부들이 어렵게 키워낸 상품들은 여전히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고,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됐지만 정기적인 납품이 이뤄지지 못했다.

김 대표는 “농업에도 규모화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나라 토종 종자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아무나 농사를 지을 수 없도록, 체계적인 재배 매뉴얼을 구축해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식탁이있는삶 김재훈 대표(2)
김재훈 대표는 올해 하반기 ‘초당옥수수’를 이을 히트 상품 ‘더단감자’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식탁이있는삶)

 


현재의 식삶을 있게 해준 초당옥수수가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재배 매뉴얼 구축에만 1년 반을 공들여 시장에 선보였지만, 반응은 처참했다”며 “생으로 옥수수를 먹는다는 개념조차 없었고, 초당옥수수를 초당순두부와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을 알리기 위해 초당옥수수의 껍질만 벗겨 생으로 먹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런 콘텐츠는 주부들 중심으로 활동하는 맘카페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 결과 초당옥수수만으로 작년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85억 원의 단일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식삶은 초당옥수수 외에도 40여 가지의 스페셜티 원물 품목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동굴에서 숙성시킨 ‘동굴 속 호박 고구마’ △전통 재배법을 살린 ‘3년 주아재배 의성한지형 토종마늘’ △스낵을 먹는 듯 바삭하고 달콤한 ‘스낵 토마토’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올해 하반기에는 초당옥수수를 이을 히트 상품을 준비 중에 있다. 식삶이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물은 바로 ‘감자’다. 일명 ‘더단감자’로 불리는 이 작물은 국내 유명 육종가와 2년 동안 연구한 끝에 탄생한 스페셜티 푸드다.

더단감자는 일반 감자 대비 3배나 높은 당도를 가지고 있어 사과처럼 생으로 먹을 수 있고, 조리를 해도 감자 특유의 단맛 때문에 감미료를 넣지 않아도 되는 점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전남에 1만 5000평 땅을 장기 임대해 직영 농장으로 운영 중인데, 올해 겨울에 더단감자를 소비자들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간의 성과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중 맛볼 수 있는 초당옥수수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기계식 재배법을 도입한 스마트팜에서 초당옥수수 재배를 준비 중에 있다”며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아 생산 단가는 더욱 낮췄고 마진률을 높여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작물”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팜은 김 대표의 농가 소득 증대라는 목표를 구현시켜주는 최종 사업 구상안이다. 실제 식삶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신품종 종자를 재배하는 방법부터 유통 판로 개척까지 ‘농업계의 벤처캐피털(VC)’ 역할을 자처해 농가와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최초 초당 스마트팜 단지를 구축해 귀농한 사람들이나 농부들에게 분양하는 방식의 농업혁신 풀필먼트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농민들은 작황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고, 유통단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와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식삶은 자체 온라인몰 퍼밀을 앞세워 이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빠른 배송’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가장 빨리’가 아닌 ‘가장 맛있을 때’ 산지에서 배송하는 체계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 배송 구조는 평준화 됐다고 생각한다. 퍼밀도 고객 편의를 위해 일부 품목은 새벽 배송을 하고 있다”면서도 “식삶은 자체 관리 하에 키우는 재배 품목들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이커머스에는 없는 푸드 사업 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식삶이 ‘에그리비즈니스’ 기반의 농업혁신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농업이 힘이 생기려면 규모화가 이뤄져야 한다. 식삶이 추구하는 농업 환경이 농가와 함께 성장한다면 소비자들은 더 만족스럽고 풍요로운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식량작물 기지화를 추진해 몽골 등 아시아 지역에 해외 직영농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수출과 함께 국내식량자원의 경쟁력 확보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사진=식탁이있는삶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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