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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명절에 화투보다 '블루이' 시청 어떠세요?

[#OTT] 호주대표 견종 주인공으로 내세운 4인 가족의 일상, 디즈니플러스 '블루이'

입력 2024-02-07 18:30 | 신문게재 2024-02-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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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블루이'.(사진제공=디즈니+)

아빠는 청회색, 엄마는 갈색이다. 여자는 핑크, 남자는 파랑이란 고정관념이 있다면 애니메이션 ‘블루이’(Bluey)는 시대의 흐름에 충실한 작품이다. 한국에 ‘뽀로로’가 있다면 오스트레일리아에는 ‘블루이’가 있다. 가축몰이용으로 유명한 견종인 블루힐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 강아지 가족을 둘러싼 일상이 소소하게 펼쳐진다.


전세계 60개국에서 방영될 정도로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은 수작으로 4인 가족의 따듯한 일상이 주된 스토리다. 국내 엄마들 사이에서는 영어조기교육용으로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으며 EBS어린이 만화로도 방영됐다. 다시보기 서비스가 되지 않던 탓에 지난 2021년 디즈니 플러스에서 전 시리즈가 스트리밍된다는 소식에 유아동 자녀를 둔 부모들이 유료 결제를 서둘렀을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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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껌딱지인 빙고와 블루이가 엄마와 노는 모습. (사진제공=디즈니+)

 

주인공은 6살 언니 강아지 블루이와 두 살 터울의 동생 빙고다. 가족들은 부모 외에도 할머니, 할아버지, 사촌 동생까지 등장 인물의 영역이 꽤 넓다. 지인들 조차 닥스훈트와 푸들 등 다양한 견종이 출연해 지루함을 던다.

호주 브리즈번을 배경으로 블루이 가족들은 늘 분주하다. 학교도 가고 파티를 여는가 하면 싸움도 하며 일상을 보낸다. 블루이는 늘 자신을 따라하는 빙고가 가끔 귀찮지만 열심히 동생을 챙긴다. 퇴근 후 늘 놀아주려고 노력하지만 엄마의 감시망을 피한 사이 조금이라도 늘어져 있으려는 아빠 밴디트를 감시(?)하는 것도 블루이의 몫이다. 워킹맘으로 나오는 엄마 칠리는 집안의 중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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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재미는 물론 부모교육용으로도 탁월한 ‘블루이’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엄청난 체력과 높은 충성도를 가진 워킹독의 특징을 살리면서 인간의 삶을 투영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그저 ‘아이가 보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감이 넘친다. 평소처럼 집안을 어지럽히며 아빠와 신나게 놀던 자매 강아지들은 평소와 다른 엄마를 만난다. 늘 다정하면서도 혼낼 때는 엄했던 엄마의 멍한 모습을 발견한 것. “20분간 출입금지”라며 방문을 닫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아빠도 영문을 모르는 눈치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20분 뒤 칠리는 평소의 엄마로 돌아와 블루이와 빙고를 안아준다. 짧은 시간이지만 육아에 치이고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짜증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휴식하는 엄마’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것. 실제로 이 에피소드가 방송되고 나서 각종 육아게시판에는 공감과 지지, 반성의 글들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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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족의 에피소드라지만 여러 동물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알찬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사진제공=디즈니+)

 

재미있는 건 아빠들의 반응이다. 늘 툴툴거리면서도 온몸으로 놀아주는 아빠 밴디트의 츤데레 모습이 여러 에피소드에 녹아있어 “하다못해 만화 주인공과 비교가 되는 일상” “아무리 인간이라도 ‘블루이’아빠처럼은 못한다” 등 성토글이 쏟아졌다. 최대한 바닥에 늘어져 있고 싶어 딸들에게 두루마리 휴지를 던져주고 시체 놀이를 한다거나 로봇으로 변신해 놀이방을 함께 정리하고 뱃속에 고양이가 있어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고 하는 등 약 8~10분 정도의 에피소드에는 기발함이 가득하다. 2024년 현재 시즌 3의 47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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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세 수준의 쉬운 일상 영어로 자막 없이 봐도 무방한 ‘블루이’는 한국 엄마들의 취향을 저격한 작품이다.(사진제공=디즈니+)

 

호주에서는 4억8000만회 이상의 재생수를 기록한 ‘블루이’는 2018년 첫 선을 보인 이래 2020년 국제 애미 키즈 어워드 프리스쿨 부문수상, 호주 AACTA Awards 최고의 아동 프로그램 키즈스크린 어워즈 4관왕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화제성에 주인공 강아지 가족들이 사는 곳을 재현한 ‘힐러 하우스’가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 측은 애니메이션의 실제 배경이 된 브리즈번 소재의 숙소를 공개하며 “빨간색 우편함부터 뼈 모양 굴뚝과 매력적인 돌출형 창문까지 ‘블루이’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길 것”이라고 전했다. 단순히 화제몰이에 그치지 않는다. 블루이와 빙고 자매의 놀이방에는 블루이가 가장 아끼는 ‘수다쟁이 맥스’ 인형과 ‘매직 실로폰’ 등 다양한 장난감이 구비돼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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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가족에게만 개방된 숙소는 20세기 중반 모던 양식의 디자인과 발랄한 색상의 조화로 원작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사진제공=에어비앤비)

 

이런 높은 인기에 힘입어 브리즈번 시는 최근 테마 파크를 완공하고 올 상반기 중 개장할 예정이다. ‘블루이 테마 파크’로 명명된 이곳에서는 실제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블루이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이용해볼 수 있도록 꾸미기도 했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예약폭주 중인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버금갈 인기가 예상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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