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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젊어진 엔터업계… ‘건축학개론’ 세대 리더십 돋보여

[조은별 기자의 K엔터+] 엔터업계 세대교체 바람

입력 2021-07-06 18:30 | 신문게재 2021-07-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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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한동안 X세대(1968~1976년 태어난 세대)가 주름 잡던 리더의 자리를 일명 ‘건축학개론 세대’가 채우고 있다.


이들은 1970년대 후반 출생해 금융위기(IMF) 시절인 1996~1998년 대학시절을 보냈다. 한국 대중문화 황금기로 꼽히는 90년대 감수성을 자양분 삼아 성장했지만 IMF로 인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밑바닥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사원신화’를 이룬 공통점을 갖는다. 20년이 지난 지금, ‘건축학개론’ 세대는 내수용이던 한류를 전 세계로 확산한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SM, 외유내강 이성수 대표, 매니지먼트 ‘인싸’ 탁영준 대표 의기투합

 

이성수 SM 대표이사
이성수 SM대표이사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성수 CEO와 탁영준 COO는 1979, 1978년생이다. 각각 2005년과 2001년 사원으로 입사해 20여년 동안 SM의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탁영준 SM 대표이사
탁영준 SM대표이사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CEO는 2005년 A&R파트의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5년 프로듀싱 본부 본부장, 2019년 미국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CEO로 임명됐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처조카지만 혈연을 바탕으로 한 ‘금수저’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오히려 인품이 돋보이는 ‘외유내강’ 스타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가요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의중을 현업에 반영해 2000명 이상의 다국적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송라이팅 캠프 시스템 등 SM의 핵심 음악 프로듀싱 시스템을 완성시켰다. 단순히 아이돌 위주의 음악에서 벗어나 클래식 전문 레이블인 SM클래식스, 콘텐츠 협업 플랫폼인 SM스테이션, EDM레이블인 스크림 레코드, 댄스뮤직페스티벌인 스펙트럼을 통해 음악적 다양성을 추구한 점도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공동대표인 탁영준 COO는 쾌활한 성품으로 구성원들을 이끄는 ‘인싸’(인사이더의 준말) 스타일이다. 신화와 슈퍼주니어의 매니저로 출발해 이들의 성장을 지켜봤다. 특히 다인원 그룹의 유닛 체계를 처음으로 도입해 슈퍼주니어 발라드 그룹 ‘슈퍼주니어 K.R.Y’, 트로트 유닛 ‘슈퍼주니어T’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미지]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 (사진제공=하이브)

◇빅히트, 77년생 박지원·윤석준 대표부터 83년생 한현록 대표까지


최근 최고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하이브는 1972년생인 방시혁 의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건축학개론’ 세대인 1977~1983년생의 젊은 리더를 중용했다.

하이브의 주요 세개 법인인 하이브, 하이브 아메리카, 하이브 재팬 CEO로 선임된 박지원, 윤석준, 한현록 CEO는 1977년생(박지원, 윤석준)과 1983년생이다. 세 사람 모두 빼어난 감각과 탁월한 경영지식을 자랑한다.

하이브 신임대표이사인 박지원 CEO는 연세대 정외과 출신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11년만에 넥슨코리아 CEO를 역임했다. 격의없는 소통능력과 빠른 결단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지난해 5월 하이브 입사 이후 1년 2개월만에 대표로 선임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윤석준 하이브 아메리카 CEO는 방시혁 의장의 승부사다. 아주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음악플랫폼업체에서 일하다 2010년, 직원 10명인 하이브 전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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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사진제공=하이브)

 

당시 윤 CEO가 주도한 방탄소년단의 일상 유튜브 영상은 지금의 방탄소년단 신화의 첫걸음이었다. 팬 위에 군림하지 않고 친구처럼 친근한 가수의 전형을 만들며 ‘팬은 고객이자 왕’이라는 철학 하에 공연장 줄서기 문화를 없앤 장본인이기도 하다.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한 콘텐츠 유통 및 IP사업도 윤CEO가 담당해왔다. 최근 윤CEO가 하이브 아메리카 CEO로 선임된 것은 하이브의 주요 시장인 북미 시장을 개척하라는 방시혁 의장의 의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외에도 하이브 재팬 한현록 CEO, SM에서 이적한 민희진 CBO(1979년생) 등도 젊은 리더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샤이니 등을 브랜딩한 민 CBO는 내년께 걸그룹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습생들의 대모, 수지 발굴한 JYP 이지영 이사, WM과 합병 이끈 RBW 김진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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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JYP엔터테인먼트 이사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1979년생인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이지영 이사는 K팝 연습생들의 대모로 불린다. 원더걸스 선미, 2AM 진운, 2PM 닉쿤, 트와이스 정연· 사나·지효·쯔위, 갓세븐 마크·잭슨·유겸, 데이식스 영케이, 스트레이키즈 필릭스 등이 이지영 이사의 손을 거쳐 발탁됐다.


2004년 SM 신인개발팀을 거쳐 2005년 JYP에 입사해 17년 근속 끝에 지난 4월 JYP 최초로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스타가 될 재목을 알아보는 안목이 남다르며 JYP특유의 ‘인성중심’ 연습생 발굴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2009년 당시 신인개발팀 직원인 김현경씨가 Mnet ‘슈퍼스타K’ 광주 지역예선에서 탈락한 수지를 캐스팅하자 단 4일 만에 수지와 계약을 마치고 미쓰에이로 데뷔시킬 만큼 결단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 JYP 내에서는 이지영 이사의 선임이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팝 빅4 외에도 ‘건축학개론’ 세대의 활약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오마이걸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이끈 김진우 RBW 대표(1977년생), 브랜뉴뮤직 라이머 대표(1977년생), 더 블랙레이블 테디 대표(1978년생), 밀리언마켓 박장근 대표(1981년생) 등 프로듀서 출신 대표들도 ‘건축학개론’ 세대로 분류된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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