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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장근석이 걸어온 30년, 앞으로의 30년이 궁금해진다! "작품은 나의 무기이자 자산"

[人더컬처] 쿠팡플레이 드라마 '미끼' 속 변호사 출신 형사 구도한役 장근석
"제목만 보고 나에게 들어온 시나리오 아닌줄"너스레
"앞으로 30년 연기할 에너지 만들어 준 소중한 작품"

입력 2023-04-10 18:00 | 신문게재 2023-04-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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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미끼’의 장근석(사진제공=쿠팡플레이)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SNS계정조차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_asia_prince_jks)’이다. 때로 스스로 희화할지언정 셀프 디스만큼은 절대 하지 않는 남자. MC, 연기, 가수 등 무엇하나 모나지 않고 ‘중상 이상’을 보여주는 장근석은 연예계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린다. 최근 쿠팡플레이 ‘미끼’를 통해 데뷔 30년이 넘은 연기내공을 발휘한 그는 “고작 5살의 나이에 뭘 알았겠느냐”고 눙치면서도 “하지만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장근석으로 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끼‘는 지난 1월 27일부터 ‘파트1’의 6회차가 공개돼 큰 화제를 모은 작품. 장근석은 극 중 재벌 전문변호사에서 경찰로 전직한 특이한 이력를 가진 강력계 형사 구도한을 연기한다. 지난 7일 공개된 ‘파트2’에서는 타고난 법률지식과 범인을 꼭 잡고 말겠다는 신념으로 뭉친 주인공의 전사가 점차 드러나며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적한다. 

“촬영하는 기간 내내 연기하는 배우들조차 모르고 찍었어요. 파트1이 공개된 후 지인들한테 ‘네가 범인 아냐?’라면서 가르쳐 달라는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런 반응들이 짜릿하고 좋더라고요. 절대 알려주지 않았지만 마지막 회에 나온다는 것만 슬쩍 흘렸죠. 시청자분들도 끝까지 봐야 이해될 거예요.”

미끼 포스터
수 조원대의 금융사기를 저지른 뒤 2008년 중국으로 밀항한 희대의 금융사기꾼 조희팔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장근석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촬영 내내 4시간 이상 잠자지 않고 실제 수염을 기르고 현장에 나타나 유지할 정도로 드라이한 성격을 지닌 피폐한 형사의 모습을 연기했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미끼’ 파트2는 사상 최악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죽음 뒤로 숨어버린 ‘그놈’을 추적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세밀하게 그려진다. 파트1에서는 8년 전 죽은 역대 최악의 사기 사건을 그렸다면 파트2에서는 수면 위로 떠오른 빌런(허성태)을 필두로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진다. 드라마 ‘보이스’ ‘손 the guest’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을 통해 장르물의 대가로 떠오른 김홍선 감독은 장근석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고 홀로 사무실을 찾아 “당신이랑 하고 싶다”는 말만 하고 사라졌다고. 

드라마 ‘너는 펫’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낙천적이고 미소년 특유의 발랄한 이미지가 강했던 장근석 조차 ‘이 역할이 나에게 들어왔다고?’라는 의구심이 든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식으로 작품을 풀어낼 것인지, 왜 나랑 하고싶은지 이야기 나누려 했지만 의심조차 사라질 정도로 확고한 믿음이 그야말로 ‘훅’ 들어왔다"고 '미끼'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군대를 가기 전까지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어요. 되돌아보면 항상 안달했죠. 자유분방하면서 동시에 워커 홀릭인지라 에너지를 발산해야 직성이 풀리더라고요. 그런데 입대를 해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안달하는) 그게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를 깨닫게 됐죠. 군복무 중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건강해졌는지 몰라요. 그래서 마음먹고 5년간 닌자처럼 살았죠. 캠핑에 미치기도 했지만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어요. 잊혀진다는 두려움조차 잊어버린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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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은 지난 2018년 방송된 SBS ‘스위치 - 세상을 바꿔라’ 이후 드라마나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끼’는 5년만의 복귀작이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그는 ‘미끼’를 만나기전까지의 스스로를 “무뚝뚝해진 배우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새 작품에 들어가기 전 감정을 발산하기 위해 스스로를 ‘제로’ 상태로 만들었다. 연기 코치를 찾아가 호흡과 발성을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다. 첫 수업에서 알 수 없는 눈물이 미친 듯 쏟아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 순간을 겪으며 “지난 30년을 모르고 연기했다면 앞으로 30년은 버틸 만한 에너지를 비축했다” 털어놓은 장근석은 “그 이후 구도한을 만나 그로 살았던 6개월이 힘은 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파트1이 공개되고부터 들어오는 작품이 정말 다양해졌어요. 장르물이 대부분인데 그 전에는 ‘장근석=로맨틱 코미디’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질 못했죠. 개인적으로 이런 변화가 즐겁고 도전도 주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공인으로서의 무게? 솔직히 그만큼 벌잖아요. 또래보다 누리는 게 많은데 불평하지 말자는 주의라서요.”

그는 ‘미끼’의 원제가 ‘범죄의 연대기’였음을 밝히며 “평소의 장근석이라면 ‘범죄자의 첫사랑’ 같은 제목이 들어왔을 것”이라면서 “설사 그런 제목이 들어온다 해도 잘했을 것 같다. 구도한을 연기해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블링블링하면 그 나름대로 연기하고 더 초췌하고 드라이하게 갈 수도 있겠더라”고 말했다. 장근석은 쪽대본이 난무하고 새벽 2시에 춤과 노래를 하며 아이돌들의 예능감을 카메라에 담는게 당연시 됐던 한류 1세대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생애 첫 OTT로 겪은 ‘미끼’의 매력은 배우로서의 감정구축에 큰 도움이 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장근석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구도한이 되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장근석.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솔직히 플랫폼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은 원래 없었던 것 같아요. 지상파와 비교했을 때 좀 더 많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점과 작품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울릉도 촬영을 날씨가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등은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나리분지에서 촬영했는데 그 곳의 눈은 강원도에서 흔히 보는 눈의 정도가 아니에요. 고생은 했지만 그곳에서 촬영한 분량이 ‘미끼’에 잘 드러나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작품은 무기이자 자산일테니까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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