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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차(茶)도 힙(HIP)할 수 있다…알디프, 블렌딩 차로 일상을 바꾸다

[스타트업] 알디프 이은빈 대표 인터뷰

입력 2023-07-31 07:00 | 신문게재 2023-07-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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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코로나19의 유행이 지나간 요즘까지 카페를 잘 가지 않는다. 집 안에 홈카페(Home Caf?)를 마련해 커피, 차 등을 마시는 티타임을 가지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마셔볼 수 없는 차 종류와 함께 찻잔, 주전자 등 도구를 마련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A씨의 인터넷 즐겨찾기 목록에는 차 판매 사이트가 가득하다.

#2 20대 여성 B씨는 최근 ‘티 바(Tea Bar)’에 빠졌다. 기존 술을 제공하던 ‘바’와 달리 티 바는 차를 마시는 곳으로 최근 SNS를 타고 20, 30대 사이에서 유행 중이다. 이른바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장소를 가려면 시간에 맞춰 예약까지 해야 한다. 이조차도 쉽지 않다. B씨는 티 바 예약을 위해 열심히 새로고침을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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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디프의 시그니처 블렌딩 티 ‘밀키’.(사진=알디프)

 

코로나19 이후로 차(茶)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커피만 소비하던 20, 30대 고객들에게 홈카페와 블렌딩한 프리미엄 차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차 시장은 2017년 생산액 기준 7780억원의 시장 규모를 갖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인 2021년에는 9611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시기 외식 음료 대신 집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제품의 증가 등 차에 대한 소비와 더불어 잎차 등 직접 차를 우려 마시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알디프(Altdif)가 있다. 알디프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을 차로 위로해주겠다’는 명목 하에 포문을 연 스타트업이다. 명칭은 예술(Art), 삶(Life), 차(Tea), 존엄성(Dignity), 다양성(Diversity), 자유(Freedom)의 이니셜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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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빈 알디프 대표.(사진=알디프)

이은빈 알디프 대표는 “알디프는 차로 삶과 일상을 바꾸는 ‘티 앤 라이프스타일(Tea & Lifestyle)’ 브랜드”라고 알디프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쉬던 와중에 차를 공부하게 됐는데 그게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지금의 사업까지 이어졌다”며 “차를 마시는 게 일상인 중국에서 공부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알디프는 크게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비스로 나뉜다.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알디프 티 바’가 오프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차가 온라인 서비스다.

이 중 오프라인 서비스인 티 바의 경우 ‘티 코스’를 판매한다. 티 코스는 계절마다 다른 콘셉트의 차를 준비해 고객에게 순서대로 제공하는 일종의 코스 요리다. 이번 여름의 콘셉트는 ‘게임’이다. 화투, 장기 등 민속놀이와 어울리는 맛의 차를 제공한다. 음료가 서비스될 때는 각 놀이와 관련된 아이템도 등장해 고객들에게 재미를 더한다. 주제가 계절마다 달라져 고객 재방문율이 매우 높다. 이 대표에 따르면 고객의 재방문율은 30%가 넘는다.

예약은 매달 둘째 주 화요일로 예약 시작과 함께 주말 등 좋은 시간대는 금방 매진된다. 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다섯 타임이 운영되며 한 타임당 최대 인원은 6명이다. 누적 방문객만 4만5000여명에 달한다. 알디프 티 바의 티 코스 이용료는 3만원이다.

이처럼 티 바의 인기가 높은 것은 여러 찻잎을 혼합해 새로운 맛과 향을 창출한 ‘블렌딩 티(Blending Tea)’ 때문이다. 녹차, 홍차 등 기존 차에서 느낄 수 없던 감성이 차에 있는 셈이다. 실제로 본래 보라색이던 알디프의 티가 다른 용액을 만나 색이 분홍색으로 바뀌는 영상이 SNS에 돌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티들은 에이드, 뱅쇼, 칵테일 등으로 탈바꿈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 대표는 “알디프가 잘하는 게 기존 차라는 틀 안에서 에이드, 칵테일 등을 만드는 등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라서 이걸 파인다이닝처럼 코스로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시즌별로 테마를 선정할 때마다 새로운 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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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디프 티 바 전경. 각 차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는 쇼룸이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티 바에서 즐길 수 있는 차뿐만 아니라 알디프에서 만든 각종 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로 약 20만잔 분량이 판매됐다. 영국의 록커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제목에서 명칭과 테마를 따왔다. 우주의 맛을 상상하며 만들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석양의 풍경과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비포 선셋’, 몽환적인 분위기의 ‘경화수월’, 화려한 도시의 맛을 형상화한 ‘샹들리에’ 등 다양한 시그니처 블렌딩 티가 있다.

이 대표는 “차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이름을 붙여서 이용하실 때 심리적 장벽을 좀 낮췄다”며 “맛과 향 외에도 다른 감각적인 부분과 연결돼 티를 더욱 잘 즐기실 수 있다”고 전했다.

알디프의 차들을 전부 맛볼 수 있는 ‘트라이앵글 티백 샘플 에디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포장 박스가 감각적으로 디자인돼 선물용으로 인기를 끄는 것이다. 세모 모양의 소포장 박스가 본래 티백을 빼서 놓는 용도로 제작됐으나,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며 본래 목적과 달리 인테리어 용품으로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캠핑족들이 관심을 보이며 감성 캠핑에 빠져선 안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알디프 쇼핑몰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600%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 것. 코로나19 고객들의 외부활동이 줄어든 빈틈을 파고든 것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카페들이 연이어 문을 닫자 B2B(기업간 거래) 부문 매출이 줄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LG생활건강과는 1년간 협업하며 화장품 원료에 들어가는 성분으로 티를 만들고 리디북스와는 독서가용 블렌딩 티를 만드는 등 B2B 영역으로 지경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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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티백 샘플러 이미지.(사진= 알디프)

이 대표는 “온라인 B2C는 코로나19 때 주로 성장했지만, 당시에 카페 납품 쪽으로 세우던 사업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며 “최근에는 기업 니즈에 맞는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른 형태의 B2B 사업 연락이 많이 온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업 구조가 다양해지자 이 대표는 지난해 세컨드 브랜드 ‘크림차’를 론칭했다. 프리미엄 티 브랜드인 알디프와 달리 디저트, 하이볼 등 차를 기반으로 하는 F&B(푸드 앤 베이커리) 상품을 기획해 다양한 수요를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림차는 올해 5월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바 있으며, 하반기 중으로 정식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알디프가 티 코스를 기반으로 정적인 느낌을 기반으로, 차를 통한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프리미엄 티 브랜드라면 크림차는 조금 더 대중적으로 누구나 편하게 어디서나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만든 브랜드”라며 “크림차는 전국에 다양한 매장을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알디프가 전세계로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는 “제가 알기로는 티 코스라는 게 해외에서도 하는 곳이 거의 없다. 제가 공부했던 중국이나 미국도 가면 좋을 것 같다”며 “티 코스는 전세계에 통할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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