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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삶이 그대 눈을 가릴지라도! 초연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사칠’

[Culture Board] 작가 경험 담은 초연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사칠’

입력 2023-08-23 18:00 | 신문게재 2023-08-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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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출연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까를로스 역의 박정원·양희준·노윤, 이그나시오 역의 윤재호·정재환·홍승안(사진제공=뉴프로덕션)

 

작지만 밀도 높은 혹은 독특한 주제를 담은 이야기, 대학로에서 잘 알려졌거나 촉망받는 창작진과 배우들이 꾸린 뮤지컬 두 편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8월 26~11월 26일 링크아트센터)와 ‘사칠’(8월 29~11월 5일 드림아트센터 2관)이 초연된다. 두 작품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스페인 극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Antonio Buero Vallejo)의 희곡 데뷔작으로 전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만들어져 한국에서 초연된다. 맹인학교에 다니는 동생을 둔 친구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어 극화한 작품으로 선천적인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돈 파블로 맹인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그곳의 학생들에겐 학교가 세상의 전부다. 자신들이 장애인임을 잊은, 사실은 외면한 채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의 중심에는 모범생 까를로스(노윤·박정원·양희준, 이하 가나다 순)와 그의 여자친구 후아나(주다온·한재아)가 있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출연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후아나 역의 한재아·주다온, 도냐 페피따 역의 문혜원·이영미(사진제공=뉴프로덕션)

그렇게 평안하게 이어질 것만 같던 일상은 편입생 이그나시오(윤재호·정재환·흥승안)의 등장으로 균열을 맞는다. 시니컬하고 염세적인 성향의 그는 학생들이 애써 외면했던 장애인이라는 자각, 그에 대한 세상의 선입견, 불평등과 차별, 부조리 등이 난무하는 현실로 학생들을 떠민다.  

 

스페인 내전 당시 정부에 저항하다 아버지와 형이 사형됐고 스스로도 사형선고를 받았던 작가는 ‘실명’이라는 장애를 통해 인간의 한계와 그를 대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현실에 눈 감은 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믿으며 자신을 다독이거나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를 맹인학교 이야기는 관리자 도냐 페피따(문혜원·이영미), 그의 부탁을 받은 까를로스로 인해 극단적인 결말을 맞는다. 

 

그렇게 이전과 똑같은 일상으로 돌아온 듯하지만 전혀 달라진 미래를 맞을지도 모를 이들의 이야기로 ‘사의찬미’ ‘웨스턴스토리’ ‘배니싱’ ‘경종수종실록’ ‘문스토리’ 등으로 호흡을 맞춘 성종완 각색·연출과 김은영 작곡가·음악감독 콤비작이다. 

 

까를로스 역에는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여신님이 보고계셔’ ‘더 픽션’ ‘랭보’ 등의 박정원,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양희준, ‘트레이스 유’ ‘일라이’ ‘스위니토트’ ‘배니싱’ ‘넥스트 투 노멀’ ‘곤 투모로우’ ‘쓰릴미’ 등의 노윤이 트리플캐스팅됐다.

 

‘사의찬미’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행복한 왕자’ ‘알앤제이’ ‘일라이’ 등 무대를 비롯해 최근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 출연했던 홍승안, ‘와일드 그레이’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안나 차이코프스키’ ‘번지점프를 하다’ 등의 정재환, ‘나쁜 자석’ ‘천사에 관하여’ ‘쓰릴 미’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의 정재호가 평온한 돈 파블로 맹인학교 학생들을 ‘현실’에 눈 뜨게 하는 이그나시오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사칠
뮤지컬 ‘사칠’ 안정원 역의 진태화(왼쪽부터), 변희상, 김찬종(사진제공=주식회사 네오, 극단 좋은사람)

 

소방관들 사이에서 쓰이는 ‘알았다’는 뜻의 통신은어를 제목으로 내세운 ‘사칠’은 박민재 작가가 실제 의무소방관으로 복무하며 겪었던 일들을 토대로 꾸린 소방관들의 이야기다. 

 

의무소방원 시절부터 최고 실력을 인정받았던 소방관이지만 행정과 장비계 창고에서 내근직으로 근무하는 안정원(김찬종·변희상·진태화)과 그를 동경하는 의무소방원 후임으로 소방관으로서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강이준(박정혁·이종석·홍기범)이 풀어가는 이야기다. 

 

지난해 홍천문화재단, 영월문화재단, 원주문화재단, 태백문화예술회관이 공동제작한 ‘아이즈-너를 보는 나’를 재창작한 작품으로 화마와의 싸움 최전방에서 분투하는 소방관들의 사명과 애환, 삶과 죽음 그리고 외면하고 싶지만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뮤지컬 사칠
뮤지컬 ‘사칠’ 강이준 역의 박정혁(왼쪽부터), 이종석, 홍기범(사진제공=주식회사 네오, 극단 좋은사람)

 

‘아이즈-너를 보는 나’의 연출까지 도맡았던 박민재 작가를 비롯해 ‘인사이드 윌리엄’ ‘디어 마이 라이카’ ‘너를 위한 글자’ 등의 김치영 작곡가, 배우 출신으로 ‘쿵짝’ ‘얼쑤’ 등의 우상욱 연출이 힘을 보탠다. 

 

뛰어난 의무소방원이었지만 화재 현장에서 멀어진 안정원 역에는 ‘사의찬미’ ‘라흐헤스트’ ‘스위니토드’ ‘여신님이 보고계셔’ ‘엘리자벳’ 등의 진태화, ‘비스티’ ‘이프덴’ ‘미아 파밀리아’ ‘배니싱’ 등의 김찬종, ‘트레이스 유’ ‘일라이’ ‘파가니니’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드라큘라’ ‘첫사랑’ 등의 변희상이 번갈아 연기한다. 

 

그를 동경하는 열혈 소방관 강이준 역에는 ‘트레이스 유’ ‘홍련’ ‘전설의 리틀농구단’ ‘메리 애닝’ ‘위대한 개츠비’ 등의 이종석, ‘칠칠’ ‘비스티’ ‘안나 차이코프스키’ ‘일라이’ 등의 홍기범,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 ‘합★체’ ‘사랑했어요’ 등의 박정혁이 트리플캐스팅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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