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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천세종병원 위협받는 대한민국 소아심장 ‘미래 세대를 지켜라’

아이 미래=대한민국 미래, 지켜내자 소아심장. ‘소아심장 인식 및 제도개선’

입력 2023-08-3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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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세종병원 전경
세종병원 전경. 세종병원 제공
대한민국의 미래, 소아심장을 지키려면 소아·선천성 심장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모 및 보호자 등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 노력과 전문인력의 확충,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정윤 과장은 “심장병이 있다고 그 아이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이미 단순 선천성 심장병은 수술이나 시술 이후 일반인과 동일한 기대수명을 보이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아울러 “복잡 선천성 심장병의 경우도 의학의 발전에 따라 여러 치료법이 개발됐으며 개흉이 아닌 시술적 치료도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또 “선천성 심장병 치료 결과는 매우 향상돼 많은 환자가 성인기를 지나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성인 선천성 심장병이라는 새로운 환자군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환자가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다면 건강한 성인과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부천세종병원 이명묵 원장은 “소아·선천성 심장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목숨과 직결된다”며 “소아·선천성 심장병의 유전적 요인은 드문데, 부모가 건강해도 심장이 아픈 아이가 분명 태어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산율이 줄어든다고 해서 관련 예산과 정책도 비례해 줄이는 건 대한민국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뜻과 같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아이 심장을 비롯해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을 생각해볼 시간”이라고 말했다.

■ 부모 및 보호자의 소아·선천성 심장병 이해,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

소아는 보호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 그래서 엄마는 ‘반의사(半醫師)’라고도 불린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의 경우도 같다.

전문의들은 소아심장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영 과장은 “최근 신세대 부모들은 아이가 출생하기 전부터 인터넷 등의 다양한 경로로 아이들의 질병과 양육법 등을 습득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소아·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이해는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소아심장을 지키려는 많은 의료기관과 학회에서 인터넷 홈페이지와 방송 등을 통해 지식을 전달하려 애쓰고 있지만, 관심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등 출산 관련 기관의 협조와 이를 가능하게끔 하는 정부의 조율 의지가 필요하다. 출산을 단지 여성과 신생아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가족과 사회, 국가의 전반적인 든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작은 실천’과 ‘소규모 홍보 출판물’의 효과를 주목했다.

최 과장은 “대국민 캠페인같은 거창한건 바라지도 않는다. 출산 관련 기관에서 포스터 및 간단한 포켓북 형식으로라도 신생아의 심장 이상 증상, 어느 병원 어떤 진료과를 방문해야 하는지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게끔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작은 홍보와 노력으로도 소아·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이해를 돕고, 막연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전문인력 확충, ‘돈’의 논리를 뛰어넘어야

소아심장 이해를 위한 노력과 함께 이를 돌볼 전문인력 확충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부천세종병원 소아흉부외과 이창하 진료부원장은 현재 소아·선천성 심장병 관련 의료진은 이른바 ‘멸종 위기’라고 꼬집었다.

이 진료부원장은 “소아·선천성 심장병을 수술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 절반 이상은 곧 은퇴할 나인데, 보충되는 새 인력은 1년에 고작 1~2명만 배출되다가 지난해는 아예 0명을 달성했다.

소아·선천성 심장병을 진단하고 관리할 소아심장 전문의도 1년에 한 자릿수 배출에 연명하는 상황”이라며 “간호사 역시 소아·선천성 심장병 업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또 “하지만 이 순간에도 환자들은 의료진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고, 소아·선천성 심장병 관련 의료진은 그 소중한 숨결을 지키기 위해 극한의 어려움을 온몸을 다해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진료부원장은 그러면서 “각계각층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답은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이른바 기피 진료과에 대한 처우개선, 즉 ‘돈’에 대한 단순 논리만 따지면 안된다. 돈을 뛰어넘어 출산율 상승과 치료과정 전반에 대한 탄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논의를 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제도개선 뒷받침, 이제 대승적 결단을 내릴 때

소아심장을 지키려면 관련 제도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소익 부장은 “소아심장 환자군은 그 특성상 대규모 연구가 이뤄지기 힘들다”며 “이로 인한 부작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아심장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다 보니, 연구에 기초를 둔 성인 보험 기준과 매우 달라 약이나 시술·수술 등에 대한 보험적 지원이 힘든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적절한 처치에 한계를 보인다”며 “경제적 이윤을 기반으로 둔 다국적 제약회사 연구에서도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선천성 심장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기구의 국내 도입도 보험적 기준 탓에 외면받고 있다”며 “이미 들어온 기구들도 국내에서 철수하는 현실”이라며 보험 적용의 한계도 꼬집었다.

장 부장은 “환자와 보험 당국(정부), 그리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보험 적용 방침을 만들어야 한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구축이 시급한데, 사회 및 국가적 차원에서 이제 대승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천=이춘만 기자 lcm950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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