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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공감 그림책 ‘말하고 싶은 푸름이의 목소리’ 출간

서재경 교수, '말하고 싶은 푸름이의 목소리' 출간

입력 2023-09-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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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교보문고)

 

이 책은 자폐성장애를 가진 푸름이가 유년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성장하면서 바라보았던 세상을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들려주는 새로운 관점의 그림책이다.

주위 사람들은 푸름이를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지능이 낮아서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푸름이를 불편하다고 여기며 짜증을 낸다.

푸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묻지도 않고 이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장애가 있어 자기 생각이 없으리라 생각하는 편견은 푸름이를 두렵게 하고, 푸름이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푸름이에게도 자기 생각과 자신만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다르다는 이유로 속마음에 멍이 드는 일이 많지만, 말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럴 때마다 푸름이는 자신과 이야기를 나눈다. 빨리 말하면 머릿속이 뒤죽박죽 어지러워지지만, 마음속 푸름이와는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푸름이를 환자로 취급하고 고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푸름이에겐 자기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 누구나 다른 생각과 행동 방식, 자신만의 개성을 갖고 있듯이 말이다. 푸름이도 우리와 똑같이 성장하며 생각하고 자아를 찾아간다.

주변의 목소리와 푸름이의 목소리를 통해 가감 없이 현실을 이야기한 이 그림책은 다른 어떤 책보다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이제는 우리가 푸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발달장애인 모임 ‘피플 퍼스트’를 만나다

‘피플 퍼스트(People First)’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1970년대 미국에서 살던 발달장애인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장애인으로 취급할 뿐, 동등한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는 현실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똑같은 사람으로 대우받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말하고 대변하는 자기옹호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피플 퍼스트는 이러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국제적인 ‘발달장애인 자기옹호집단’입니다.

‘피플 퍼스트’라는 말에는 ‘지능이 낮고 무능하다’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해야 했던 발달장애인들이 ‘장애라는 꼬리표가 아닌, 단지 동등한 인간으로 이해받고 존중받고 싶다’는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2016년에 ‘한국 피플 퍼스트’가 출범하여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습니다.

푸름이는 피플퍼스트 모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이 직장을 다니고, 돈을 벌고,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곳에서는 푸름이에게 꿈이 무엇인지 묻기도 합니다. 이제 푸름이는 그림을 그리고, 돈을 벌고, 가족과 여행을 다니며 행복하게 사는 꿈을 꿉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권리,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장애인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어울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이웃입니다. 푸름이가 당당하게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비장애인을 닮기 위해 자신의 특성을 숨기느라 힘들어하는 이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적인 문화가 형성되고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간결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낸 푸름이와 우리의 자화상

이 작품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로 근무하면서 발달장애인의 인권, 자기옹호에 관심을 갖게 된 후로 지금까지 연구자와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는 성공회대 서재경 교수님의 기획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많은 발달장애인이 푸름이처럼 자신의 꿈과 목소리를 외치며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지요. 우리 주변의 많은 푸름이를 바라보며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완성한 그림 역시 간결하지만 섬세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푸름이의 목소리를 생생하면서도 따뜻하게 전달해 줍니다. 우리는 늘 차이와 차별은 다르며,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일상에서는 무심코 던지는 말들과 행동을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깊이 간직되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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