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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스텔란티스가 물러설 때 현대차는 간다

‘전기차 위기론·경쟁사 일단 멈춤’ 불구, 급가속 페달 밟는 현대차

입력 2023-11-15 06:51 | 신문게재 2023-1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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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난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회장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기공하며 전기차 시장 선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를 역류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와 개발로 전기차 시장을 끌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과거 종합 주행시험장 약 16만6000평 부지에 연간 20만대 양산 규모의 EV 전용공장 건설을 선언했다. 이 공장에는 올해 4분기부터 2조원 안팎의 신규 투자를 통해 건설에 착수,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오는 2026년 1분기부터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겠다는 것이 현대차 측 구상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자체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사뭇 결이 다른 행보란 점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미 글로벌 전기차 시장 침체를 예견한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투자나 개발을 보류하거나 폐기하고 있는 부분에서 그렇다.

이 같은 굴지의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잇따라 사업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향후 시장을 어둡게 보고,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이란 역발상 아래 전동화 시대 ‘퍼스트무버’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난세에 영웅 난다’고, 현대차가 이번에 아주 과감한 배팅을 했다”고 평가한 뒤 “그 밑바탕에는 현대차만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이 참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초격차 경영을 펼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사실 자동차 시장은 초기 시장진입과 기술력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그동안 현대차가 유럽이나 미국의 완성차업체들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온 이유는 내연기관 개발 시기가 늦어 기술력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아서다.

현대차그룹은 퍼스트무버를 향한 초격차 경영에 대한 확실한 가능성도 확인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초부터 지난 3분기까지 6만4000대를 팔아 점유율 7.5%를 차지, 미국의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그 비결로는 시장 선점과 안정적인 품질이 꼽혔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기차모델이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차는 다양한 차급에 적용이 가능하고,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어 1회 충전거리가 700㎞에 달하는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내연기관 모델이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부분도 전동화 전환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프리미엄 모델인 제네시스와 SUV 모델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높은 판매고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전동화 전환을 위한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당장의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전기차 관련 투자를 보류하는 것은 전동화 전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SUV 등의 판매고로 수익성이 보장되고 있는 만큼 전동화 전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기대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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