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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소기업 대출 1000조원 돌파 눈앞

입력 2023-12-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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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3개월 만에 반등, 주담대 변동금리 다시 오른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벽에 붙은 금리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사상 첫 1000조원 돌파를 앞뒀다.

은행권 중기 대출 금리가 1년 이상 평균 5%대를 지속하는 가운데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올해 중소기업 파산 신청 건수는 역대 최대다. 글로벌경기와 국내경기가 하방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회복은 더디고, 부채부담은 커지면서 내년에도 부실기업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8조원(10월 말 기준)으로 전월 말(994조2000억 원)보다 3조8000억 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증가세를 감안하면 지난달 말부로 100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했다.

올해 10월 말 수치를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0월 말(715조5000억 원)과 비교하면 282조5000억 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그 이전 4년간 155조원의 두 배에 가깝다.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423조원(9월 말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금융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미 1400조원을 넘었다.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5.35%로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2월 2.89%에서 2021년 12월 3.37%로 뛰었고, 지난해 12월 5.76%로 급등했다. 이 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5% 선을 웃돌고 있다.

고금리에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다. 올해 10월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이 62.1%다. 2년 전(2021년 10월)만 해도 3.0%에 그쳤던 이 비중이 2년 만에 20배 이상으로 껑충 뛴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피해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데다 고금리·고물가속 대출 연체율이 높아져 올해 법인 파산 신청도 역대 최대다.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전년 동기(817건) 대비 66.8%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의 기존 최대치(1069건)도 넘어섰다.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고금리·고물가·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며 중소기업 경영난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건설업 부문에서만 200~300개 업체가 부도신청을 했고 다른 중소·중견기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사실상 금리인하 가능성이 적은데 실적도 반도체 부문이 조금 회복하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부문은 여전히 어렵고 가격 경쟁력이나 기술경쟁력도 중국과의 격차가 좁아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런 흐름 속에서 부채부담까지 엄중한 상황이라 내년에 부실기업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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