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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당신은 은퇴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늘어나는 노인파산 ‘집’하나로는 부족한 시대
국민연금 개인연금 복합적으로 은퇴 준비해야
노후설계 5년 단위로 자산 점검해 대비력 높여

입력 2016-05-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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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강북구에 사는 김정기(가명·68)씨는 매일 일자리 지원센터를 찾고 있다. 김씨는 퇴직 후 모든 자금을 털어 ‘치킨가게’를 열었다. 2년여 동안 가게를 운영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김 씨는 최근 폐업을 하면서 5000여만원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집까지 정리했다. 수중에 남은 돈도 없어 반드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아이 3명이 있는데 2명은 대학자금과 그중 아이 1명은 결혼을 해야 하는데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2. 경기도에 사는 최지형(가명·55)씨는 올 초 은퇴했다. 최씨는 60세 퇴직을 예상했지만 5년이나 앞당겨지면서 상황이 난감해졌다. 최씨가 당장 급한 불은 앞으로 생활비다. 퇴직금은 이미 중간 정산을 받아 결혼 자금과 집 구입을 위해 써버렸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노후자금 마련 꿈도 꾸지 못했다. 최씨는 “국민연금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64세부터 수급 할 수 있어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울고 싶은 지경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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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상황은 은퇴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은퇴자는 계속해서 늘고 연령도 낮아지고 있지만 노후 준비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달라진 것이 없다.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 60대 이상 가운데 ‘노후 준비를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1%로 절반을 차지했다. 60대 중 절반이 은퇴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응답자들이 준비하는 노후는 ‘국민연금’이 전부인 경우가 38.3%나 됐다. 실제 80% 가까운 이들이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은퇴준비지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 은퇴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의 단계는 59.9%, 위험단계는 30.6%인데 반해 양호단계는 9.5%에 불과했다.

은퇴 준비는 이제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법원이 파산선고자를 분석한 결과 4명 중 1명이 60대로 집계됐다. 자녀교육과 집 마련을 위해 집중하면서 정작 자신을 챙기지 못한 케이스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은퇴설계를 위해 교육 차원에서라도 정부에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 상황이 바뀌면서 이제는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노후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안정적 노후를 위한 은퇴설계였다면 이제는 체계적으로 세밀한 노후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면서 “정부나 기업에서는 가입만 강요하지 말고 은퇴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세밀하게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 불필요한 자산 매각해 대출부터 갚아야

금융권에서는 은퇴설계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으로 자신의 자산상태를 진단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중 은퇴설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자산포트폴리오 재조정’이다.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동안 가계 자금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치중했다. 집을 선호하는 국내 정서에 따라 부동산 자산이 향후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나쁠 때는 금융자산이 유리하다. 자녀 교육이나 결혼비용 등 대규모 자금 등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유동자금 보유도 필요하다.

금융권은 가계 자산이 부동산으로 몰려 있을 때는 과감하게 부동산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비거주 부동산은 매각하고 현재 거주하는 부동산은 연금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또 예금 펀드 등 금융자산과 대출 등 금융부채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부채는 가장 먼저 상환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 소득절벽구간 대비 연금 가입 서둘러야

최근 은퇴연령이 빨라지면서 소득절벽구간도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국민연금은 65세부터 수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은퇴로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특히 50~60세는 자녀의 결혼 등 목돈 지출이 가장 많은 세대다. 60세 이전에 은퇴를 한다면 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만 가졌다면 일시에 수령하지 말 것”을 조언하면서 “퇴직과 개인연금을 동시에 가졌다면 퇴직연금은 일시에 수령해 금융자산으로 축적하는 방법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득절벽구간에서는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은퇴전 받았던 임금에 미치는 경우가 많다. 또 목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게 되면 65세 이후에는 대출금 납입으로 생활은 더욱 궁핍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금은 젊었을 때 관심을 높여야 소득절벽구간 대응도 빨라진다”며 “혹시 사업을 위해 퇴직연금을 일시에 수령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금융자산 3년 단위로 점검 필요

노후생활을 대비한 금융자산 운용은 필수적이다. 현재 금융권 노후자금 설계는 85세까지를 기준으로 금융자산과 목표수익률을 산출해 제시해왔다. 노후에 쓰일 금액을 산정하고 목표수익률을 산정해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것이 현재 은퇴설계 방식이다.

사실 자금 운용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고객이 직접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은퇴설계 서비스를 통해 매년 자신의 금융자산을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후설계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노후 준비 상황을 알아보는 방식을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이후 현재 자산과 미래자산을 산출에 금융회사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유용하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자산은 100억원을 가지고 있어도 100원조차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신의 자산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본인이 파악하고 있어야 대처도 빨리진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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