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유통

첨단 기능으로 고객 잡는다…유통업계 AI 도입 속도전

입력 2024-04-30 06:00 | 신문게재 2024-04-30 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40429152532
롯데백화점 잠실점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의 모습.(사진=롯데백화점)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업무 효율과 고객 편의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 AI 기술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특명에 따라 전사적으로 AI 기술 이식을 확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또 롯데는 CEO가 먼저 AI를 이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달 전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AI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의 각 계열사에서도 AI 기술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에비뉴엘 잠실점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안내데스크 총 2곳을 통해 ‘AI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통역 서비스는 SKT에서 출시한 AI 기반 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를 기반으로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스페인어·독일어·태국어 등 총 13개 국어의 실시간 통역 안내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음성 인식(STT, Speech to text), 자연어 처리(NPU), 번역 엔진, LLM(거대언어모델)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이 적용됐다. 서비스 시행 첫 주말 3일간 1000명의 외국인 고객이 이용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용도를 평가해 통역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수박과 참외의 품질 개선 작업에 이어 고도화된 품질 관리를 위해 올해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에 더해 선별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AI 선별 시스템을 이용하면 수박 속 상태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으며 참외의 크기·중량·병해 여부·기형 등 외부 결함 검출이 가능하다.

롯데멤버스는 지난 1월 AI혁신팀을 신설하고 AI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디지털마케팅플랫폼 ‘딥애드’에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를 첫 적용했다. ‘제미나이(Gemini)’를 접목해 다양한 세그먼트 자동추천은 물론, 세그먼트 정확도가 높아지는 등 시간 절약은 물론 업무 효율성이 67% 이상 상승했다는 게 롯데멤버스의 설명이다.  

clip20240429152648

 

신세계백화점도 유통 현장에 AI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언어 데이터 및 전문번역 서비스 기업 ‘플리토’와 손잡고 입점 외식 브랜드를 대상으로 AI 기반 디지털 메뉴 번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간체·번체, 일본어, 태국어 등 총 8개 언어 제공된다. 지난해 9월 중순 본점에 첫 도입한 이후 현재는 강남점, 센텀시티점까지 확대해 3개점에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9년 AI 챗봇 고객 상담사 ‘신세계 S봇’을 도입하고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앞선 2017년에는 고객 쇼핑 패턴을 분석하는 AI 시스템 ‘S마인드’를 적용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점포 특성과 고객 선호를 고려한 ‘AI상품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AI상품추천 서비스는 해당 점포와 유사한 점포를 AI알고리즘으로 찾고 해당 점포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유사점포에서 판매량이 높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SSG닷컴은 29일부터 리뷰 요약 기능을 도입했다. 요약 기능은 SSG닷컴의 자연어 처리 기술력과 생성형 AI GPT 기능을 결합해 만든 것이다. SSG닷컴 자체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적용한 AI가 상품의 특성 및 긍정, 부정 키워드를 골라내 속성별로 리뷰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주요 표현을 추출, GPT가 빠르게 요약해 문단을 만들면 자동 요약 리뷰가 완성되는 방식이다. 

clip20240429152742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열린광장에서 고객들이 소통형 AI 로봇 ‘스텔라V’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역시 AI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판교점에서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반응하는 소통형 AI 로봇 ‘스텔라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AI 플랫폼 전문기업 인티그리트가 개발한 스텔라V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AI 비전 등 첨단 기술이 탑재돼 컨시어지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봇 본체가 관절형으로 설계돼 앞에 선 고객의 시선을 따라 눈을 마주치며 점내 시설이나 행사 등과 관련된 고객 질문에 음성, 텍스트, 영상 등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IT 전문기업 현대IT&E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업용(B2B) IT 솔루션 3종(AI 텍스트 에딧·벡터코어·엑스파인더)을 출시했다. AI 텍스트 에딧은 기업 업무환경에서 자주 사용되는 콘텐츠 작성·번역·요약 등을 수행하며, 벡터코어는 기업의 방대한 데이터를 ‘벡터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저장해 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엑스파인더는 벡터코어와 연계해 활용 가능한 벡터 검색 솔루션이다. 현대IT&E는 지난해 생성형 AI 기반 솔루션 개발 전문 인력과 설비를 늘려 기존 ‘리테일테크팀’을 ‘AI LAB’으로 격상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 현대그린푸드의 AI 활용 영양상담 솔루션 ‘그리팅X’ 등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은 업무적인 면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상업적인 면에서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해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전문 회사와 제휴하는 방법으로 AI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