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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포그래픽, 직접 만들어봐야 참 가치를 안다”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협회장]

입력 2016-10-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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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동 브이랩 연구소장 (사진=한국인포그래픽협회 제공)

강단에서 만난 이수동 브이랩 연구소장은 ‘열정’ 그 자체였고 사적으로 만난 그는 영락없는 ‘학자’였다. 그에게 인포그래픽은 하나의 학문이면서도 대한민국의 갈 길이었다. 인포그래픽 발전을 위해 ‘한국인포그래픽협회’를 창설하며, 국내에 ‘인포그래픽’이라는 새 장을 연 그는 입을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까지 줄곧 ‘교육’에 열을 올렸다. 그를 이토록 매료시킨 ‘인포그래픽의 모든 것’을 이 소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 춘천의 한 중학교, 특별수업에 한창이었다. 아이들은 강원도 행정구역을 정독했고, 분류하며 어떻게 ‘지도’를 만들지 고민하고 있었다. 분명 중학생들에게 어려웠을 작업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들은 마침내 지도를 완성시켰다.

해당 수업을 지도한 선생님은 지도제작을 마친 아이들에게 강원도 행정구역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막힘없이 대답했다. 지도를 만들면서 습득한 지식이 그대로 기억에 남아있던 것이다. 더 이상 아이들은 지도를 보며 행정구역을 달달 외우지 않게 됐다. 이것이 바로 이 소장이 말하는 ‘인포그래픽의 참 가치’다.

◆인포그래픽 훈련으로 교육의 질 높여야
이수동 소장은 그 날 수업을 회상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가 말하는 인포그래픽은 ‘그림언어’다. 정보를 축약해 하나의 가치 있는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인포그래픽’이고 결과물을 받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에게 더 가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하며 요약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조직화’를 꾀할 수 있고,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지식이 된다. 중학생인 아이들도 해낸 일이다.

그에 따르면 인포그래픽은 단순 정보 전달로 그칠 콘텐츠가 아니다. 제작과정에 참여하고, 해독하며 비로소 스스로 사고하는 능동적인 인간으로 거듭날 자양분이다. 때문에 인포그래픽으로 ‘훈련’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재난 인포그래픽 시리즈 제작 후 국민 참여 유도할 것
일단, 인포그래픽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요즘 ‘재난’에 빠져있다. 브릿지경제신문과 협업해 국내 처음으로 ‘재난 인포그래픽’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주지역 지진으로 대한민국이 공포에 떨었지만 아직도 지진 대비를 포함해 기본적인 지진상식에 대한 매뉴얼은 미흡하다.

그가 나섰다. 지진 및 재난과 관련한 정보를 인포그래픽으로 유용하게 재가공한 후 배포할 예정이다. 국민 스스로가 직접 만드는 매뉴얼이 가장 좋다면서 시리즈 제공 후 국민 이 직접 재난 인포그래픽을 만들어 보는 실습 교육을 추진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누구나 알기 쉽게 만들어 ‘정보 빈부격차’ 없애야
이렇듯,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은 ‘정보의 그래픽화’이고 국민 스스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듭된 발전 속 습득해야할 지식의 양은 넘쳐나고 기술이 고도화 될수록 이해가 어려워진다. 정보 사각지대가 형성되면서 사실상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소장은 그래픽으로 누구나 알기 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포그래픽 선두주자’라는 수식어를 붙이자 “그저 좋아서 시작했을 뿐”이라며 손 사레를 쳤다. 시작하니 이 일이 더 좋아졌다는 그는 ‘한국인포그래픽협회’를 창단했고, 올해로 3주년을 맞았다.

그는 스스로 관계없는 영역을 횡단적 상상력을 갖고, 모순되는 것을 연결지어보라고 조언했다. 인포그래픽을 단순 ‘시각화하는 것’, ‘그래픽’이라는 한계를 갖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인포그래픽의 발전 말고 개인적인 꿈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또 ‘인포그래픽 교육’을 주창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인포그래픽 뿐이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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