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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온몸 간지럽다? ‘건선 주의보’

자외선 줄고 건조해지면 T면역세포 감소하며 증상 악화

입력 2016-10-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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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이 피부질환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일교차가 크고 날씨가 건조해지면 가장 괴로운 곳은 바로 피부다. 특히 건선 환자들은 선선해지는 가을철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대기가 건조해지고 일조량이 감소하는 데다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이겨내는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서다.


건선은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고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나 딱지, 고름 등이 생기는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건선은 한국인 1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피부질환이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시스템 세포인 T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표피 각질을 형성하는 세포주기가 정상인의 8배 이상 빠르게 증식하며 유발된다. 주로 유전적 요인, 세균감염, 피부손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주로 무릎, 팔꿈치, 손, 복부, 엉덩이, 머리 등에 호발한다. 드물게 관절에 영향을 미쳐 관절의 통증과 변형을 유발하기도 하고 손·발톱의 모양이 이상해지기도 한다.


건선이 가을철에 심해지는 것은 계절적 특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가을에는 일조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대기가 건조해진다”며 “일광 속 자외선은 T세포의 활동을 억제시키고, 다양한 항원을 파괴하는 살균작용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감소하는 가을에는 봄이나 여름에 비해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어 증세가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또 환절기엔 건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피부건조증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건선을 피부건조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잖다. 임 원장은 “건선과 피부건조증은 각질이 생기는 증세는 같지만, 건선은 피부가 두꺼워지며 혈관이 확장돼 피부가 빨갛게 되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건선으로 진단받았다면 생활습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다른 피부질환과 달리 자외선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광욕을 적절히 하는 게 좋다. 적정 습도를 맞추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에게 적당한 습도는 40~70%다. 하지만 건조한 가을철에는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 기온이 내려가 난방까지 가동하면 쉽게 건조해진다. 세탁물을 널어 놓거나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50%대로 유지하는 게 좋다.


안팎으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줄 필요가 있다. 다른 계절보다 넉넉히 물을 마셔준다. 하루 2~2.5ℓ 정도도 괜찮다. 샤워나 목욕 후 귀찮아도 보디로션 등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샤워는 하루 1회, 탕욕은 1주 1회 정도가 바람직하며 물 온도는 너무 뜨겁지 않아야 수분을 뺏기지 않는다. 임이석 원장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등 피부가 접히는 부분은 가급적 샤워타올을 쓰지 않는 등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목욕은 가급적 20분 이내로 줄이고 목욕 후에는 3분 안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에서 수분 증발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간혹 피부 표면의 각질이 보기 싫다고 억지로 벗겨내는데 이는 금물이다. 임이석 원장은 “억지로 각질을 떼어내면 상처가 생긴 자리에 건선이 발생하는 ‘퀘브너 현상’(Koebner phenomena)이 발생할 수도 있고, 2차 감염이 될 수 있다”며 “만약 병변이 가렵다면 긁지 말고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건선은 완치가 어렵고 치료기간이 장기적이며 재발도 잦다. 하지만 건선의 원인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완화되므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연고, 먹는 레티노이드 계열 약물, 광선치료법 등을 활용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


임 원장은 “건선을 방치할 경우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전신으로 번지기도 한다”며 “전염성은 없지만 외관상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인 위축, 자신감 상실, 우울증 등을 동반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어 평생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며 “평소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을 피하면 증상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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