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ife(라이프) > 가족 ‧ 인간관계

[비바100] "워킹맘이 사는 법… 집과 직장 경계 분명히 나누죠"

[맘 with 베이비] 육아·커리어맘 강민주 씨

입력 2023-03-21 07:00 | 신문게재 2023-03-21 1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강민주3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부모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운 역할이 육아가 아닐까? 직장일은 하다가 너무 힘이 들면 내려놓을 수 있지만 엄마, 아빠라는 역할은 사표 쓰고 그만둘 수 없으니 말이다. 여기 ‘나’로만 살다가 엄마, 아내, 직장인의 다양한 역할을 맡아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육아·커리어맘 강민주 씨를 소개한다. 다둥이 엄마와 항공사 승무원, 운동선수의 아내로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쏟아내면서도 지치지 않는 삶을 사는 그녀는 “매 시간 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비법”이라고 말한다.

 

 

- 본인 소개부터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쌍둥이와 연년생인 세 아이의 엄마이자, 프로 농구 선수의 아내이며 현직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강민주입니다.”


- 엄마와 아내, 승무원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다양한 역할을 하며 지내고 있는 근황을 소개해 주세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사람의 아내, 그리고 직장인으로 세 가지 역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직업이 승무원이다 보니 한 달 단위로 스케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비행을 다녀오면 바로 아이 세 명을 육아하는 엄마로 변신합니다. 제 휴무날과 남편 경기가 맞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곤 합니다. 종종 바쁜 아빠를 대신해 제가 아이들과 놀아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 승무원으로 십여 년간 일하고 계십니다. 일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힘들었던 때는 없었나요?

“저는 2009년도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할 때에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의 직장에 들어가고 싶어 승무직을 지원했습니다. 운 좋게도 한 번에 합격해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연달아 하며 오랫동안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2년 전쯤 복직해 다시 직장인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 셋을 낳아 키우다 보니 남들보다 육아휴직 기간이 길었습니다. 그렇게 일을 쉬다가 복직할 때 걱정이 앞섰어요. 잘해 낼 수 있을까, 업무를 잘 모르면 어쩌지 등등. 하지만 그런 점이 두려워 복직이나 재취업을 망설이시는 분이 계신다면 저는 걱정을 떨쳐 버리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막상 업무에 투입되니 예전에 일한 경험이 이미 체득돼 있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려보다는 직장생활의 기대감으로 시작한다면 다시 한번 발돋움하기 쉬울 것입니다. 아이가 셋임에도 저희 남편은 분유 타는 법도 몰랐어요. 새벽수유 때 남편의 숙면을 방해할까 봐 남편 침실은 아이 방과 제일 먼 곳을 주었거든요. 그만큼 육아 참여도가 제로(0)에 가까웠습니다. 운동하는 것도 힘든데 육아까지 참여시키고 싶지 않은 제 나름의 배려였습니다.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육아를 전담했죠. 주변 지인들이 육아가 힘들다고 얘기하면 저는 늘 ‘나를 보고 견뎌라’라고 말하곤 합니다.”
 

강민주2

 

- 일하는 엄마로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신가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회사가 육아휴직을 길게 쓸 수 있었던 덕분에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줄곧 아이들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엄마가 일을 시작하며 며칠씩 집을 비우니 복직 초반에는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주 울기도 했고요.

이때가 가장 힘들고 고민스러웠습니다. 제가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오래 고민도 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자’였습니다. 아이들과 있을 땐 일을 다녀와서 제 몸이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 숙제나 학습지도를 봐주고 학원도 데려다줍니다, 아이들과 여행도 자주 다닙니다. 별거 아니네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여행도 남편이 바빠 저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 세 명을 보살피는 일이 보통은 아니라 ‘힘내자!’ 생각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 저출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어떤 점이 어려운지, 또 해소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워킹맘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아이를 누가 돌봐 줄 것인가’의 문제일 것입니다. 저 역시 제가 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께서 돌봐주고 계시거든요. 양가 어머님들이 연세도 지긋하신데 아이 셋을 돌본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님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항상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이들 돌봐주는 분을 구하고 싶어도 구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특히나 아이가 셋인 집은 더더욱 모시기 어려워요. 제 주변에도 아이를 봐줄 분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아이돌보미 서비스가 있지만, 신청자가 많아 대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제가 아이들을 돌봐주기를 원하는 방법과 다른 부분이 있어 사실상 도움을 받기가 힘듭니다. 좀 더 폭넓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돌봐줄 분을 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다둥이 혜택에 대한 지원 폭이 더 넓어지길 소망합니다.”


-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춰가고 계십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직장에 나갈 때는 직장일이 최우선, 집에선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생활합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포인트는 집안일과 직장일의 경계선을 분명히 해 둬야 한다는 점입니다. 회사 생활과 집안일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때에 따라서 어느 한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분명 생기겠지만, 그것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서 그 못다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 더 생각하려고 합니다. 긍정적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못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제 힘이 닿는 날까지 다둥이의 엄마로 직장인으로 아내로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소망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지금처럼 건강히 잘 자라고, 올해 학교에 들어가는 쌍둥이가 학교에서 적응을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남편도 건강히 이번 시즌 보냈으면 합니다. 저와 저희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