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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혁신벤처도 엑셀로 주식관리… 진짜 혁신 돕고 싶었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최동현 쿼타랩 대표

입력 2023-04-24 07:00 | 신문게재 2023-04-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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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쿼타랩 대표
비상장 증권·주식관리 플랫폼 ‘쿼타북’ 창업자 최동현 쿼타랩 대표 (사진=쿼타랩)

 

“쿼타북은 단순한 B2B SaaS가 아닌, 금융 인프라 사업을 지향한다. 인프라는 한 번 구축하면 앞으로 몇 세대가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의 기술로 현존하는 스타트업-VC간 증권관리 문제점들을 해결해 비상장 주식 거래의 ‘뼈대’가 되는 하나의 인프라가 되어줄 것이다”

 

최동현 쿼타랩 대표(36세)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좀더 효율적으로 증권 주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증권 주식관리 플랫폼 ‘쿼타북’을 내놓으며 스타트업계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다. 현재 유티씨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하나은행,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투자사 40% 이상이 쿼타북을 사용한다. 이렇게 많은 투자사들이 스타트업과 함께 최 대표와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론칭한 쿼타북은 ‘증권관리를 위한 단 하나의 솔루션’이라는 슬로건처럼, 주주명부부터 스톡옵션 등 스타트업이 관리해야 하는 증권 데이터를 디지털·자동화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효율적으로 증권 주식 관리를 할 수 있다.

특히 쿼타북이 제공하는 ‘영업보고 솔루션’은 투자 후 필요한 펀드 관리 등 번거로운 문서 작업을 비대면 혹은 별도의 커뮤니케이션 없이 영업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엑셀이나 이메일을 통해 보고를 했어야 했는데, 수정사항이 생길 때 마다 스타트업에 번거롭게 연락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쿼타북을 사용하면 하나의 양식 내에서 포트폴리오 영업보고, 출자자 영업보고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최 대표는 ‘비상장 주식 업계의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본인이 꾸린 회사 팀원들과 함께 일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쿼타랩은 지난 2019년 8월 설립 후 3년간 매출 등 회사 성장 규모는 약 145배 뛰어 올랐고 마찬가지로 약 3년 만에 누적 투자금액만 240억원에 달한다. 고연봉 벤처캐피털리스트(VC) 자리까지 내던지고 심지어 ‘투자 한파’까지 몰아 닥친다는 스타트업 세계에 그것도 금융계로 뛰어든 이유가 궁금해졌다.

 

 

◇VC투자심사역 시절 비상장사 문제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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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쿼타랩 대표(사진=쿼타랩)-1988년생 -美카네기멜론대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전공-美실리콘밸리 개발자 및 국내 벤처캐피탈 심사역 근무-2019년 8월 쿼타북 창업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주식 증권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텐데, 왜 이런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을지 의아했다.


최 대표는 당시 느꼈던 문제들, 예를 들어 기업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곳이 아니고선 영세한 기업들은 주주명부부터 각종 증권 데이터와 문서를 ‘엑셀’로 관리하는 다소 수동적인 프로세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파악했다. 세상에 없는 ‘혁신’을 위해 탄생한 유능한 스타트업들이 일하는 방식은 근 20년동안 하나도 변한게 없었던 것이다.

그는 “VC에서 일하면서 이들이 겪는 문제와 스타트업이 고민하는 부분들이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중 하나가 비상장 주식 관리 데이터나 서류들을 정리하는 방식인데, 대부분 엑셀이나 워드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더라”며 “이럴 경우 보안문제가 가장 먼저 생길 수 있고, 변동된 내용들을 수정하면 정보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상당히 비효율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장고 끝에 스타트업과 VC를 위한 증권 주식 관리 플랫폼을 만들고자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 전공(학·석사) 후 6년 가까이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 엔지니어로 일한 그는 플랫폼 시스템 밑그림을 구축하는 데 자신이 있었다. 또 시카고, 실리콘밸리를 오가면서 넓혔던 견문들을 통해 미국과 다른 한국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을 깊이 파고들 수 있었다.

 


◇ 쿼타북, 국내에 없던 서비스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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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과 회의 중인 최동현 대표 (사진=쿼타랩)

 

최 대표는 “마지막 직장생활이 국내 VC투자심사역인데, 큰 자산이 된 것 같다”며 “그 전에도 모바일소액결제 회사와 금융거래 쪽에서 일을 했는데 어쩌면 엔지니어로 시작해 금융업계까지 커리어 전반을 경험한 점도 쿼타북의 단단한 기반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받았지만 ‘너무 위험한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창업을 하기 전 벤처생태계 내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쿼타북이) 생긴다면 당장 쓸 것 같다’, ‘국내에 이런 서비스가 왜 없냐’ 등 피드백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

그는 “물론 창업에 대한 부담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히 있었다. 매일매일 걱정의 나날이었다”는 그는 “그래도 지금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필요할 때라고 생각했고 실행에 옮겼다.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시고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면서 건강하게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쿼타북도 일종의 자산 관리 시스템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맞다. 현금은 은행 계좌에, 그리고 상장 주식은 주식 계좌에 자산을 관리한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은 한 군데 모아볼 수 있는 계좌 같은 존재가 없고, 비상장 주식 및 스톡옵션·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및 기관에게 쿼타북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개인 자산 관리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과 국내의 상장 주식을 소규모로 보유하고 있지만, 자산 관리보다는 시장 동향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창업자로서 현재 그 무엇보다 회사와 서비스가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자체로 큰 베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비상장 주식시장에 유일한 솔루션

 

회의컷2
직원들과 회의 중인 최동현 대표 (사진=쿼타랩)

 

아울러 국내 비상장 기업 주식 관리 및 주식 시장에 대해 최 대표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의견을 어필했다. 그는 “현재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미국 시장은 비상장 증권 데이터 카르타(Carta) 등 SaaS를 통해 관리되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반면 국내는 아직 비상장 금융 인프라의 비효율 문제가 만연하다. 쿼타북이라는 제품으로 풀어야 하는 비상장 증권 관리 문제와 솔루션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상장 시장과 마찬가지로, 비상장 주식 시장 역시 10~2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은 성장과 발전이 있었다. 투자 계약 조건들도 선진화되고,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M&A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보통 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걸리는데, 그전이라도 중간 회수가 가능한 장치들이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전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스트레스도 받고 실패의 쓴 맛을 보면서 아직 성장중이라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실패해도 얻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VC심사역 당시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라고 판단해 직업을 선택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게 연봉 몇 억보다 훨씬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최 대표.

 


◇ 비상장 주식 전산화 ‘금융 인프라’ 구축 목표

 

쿼타랩
비상장 증권 주식 관리 플랫폼 쿼타북 (사진=쿼타랩)

 

그리고 “쿼타북 내부에서는 우리가 하는 사업이 단순 B2B SaaS가 아닌, 금융 인프라 사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며 “인프라라는 것이 한번 구축되면 지금 세대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뼈대’가 되는 것인데, 이런 비전을 계속 보여주고 증명하는 것이 창업자로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목표에 대해서 ‘비상장 주식 전산화가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우선으로 꼽았다. 최 대표는 “요즘은 현금도 어플리케이션으로 쉽게 송금이 가능하지 않나. 모두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상장 주식도 자유롭게 전산화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쿼타북은 인프라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ios, 안드로이드처럼 말이다. 그 위에 수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합쳐져 비상장 주식 거래가 편리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무엇보다 현재는 쿼타북을 좋은 서비스로 성장시키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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