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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첫발은 기본 수칙 지키기

[건설, 안전으로 행복을 짓다]

입력 2023-05-21 14:28 | 신문게재 2023-05-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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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 임우택 안전보건본부장

2021년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액은 약 32조원에 달한다. 산재를 줄이는 것은 개별 사업장을 넘어 국가적 과제이다. 건설업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분야이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작업환경이 수시로 변하고, 옥외작업으로 인해 기후 영향도 받으며, 중충적 하도급과 영세 사업장이 많고, 일용직, 고령,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사고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건설업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재해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 예방할 수 있다. 코이(Koi)라는 물고기는 어항에서 기르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놓아기르면 대어가 된다. ‘코이의 법칙’은 이 물고기가 환경에 따라 성장하는 크기가 달라지듯이 사람도 환경에 비례해 능력이 달라진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처럼 안전 문화나 환경이 잘 조성된 곳에서는 안전이 중요한 가치로 인식돼 안전 수칙이 더 잘 지켜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업장은 안전 수칙 준수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이에 건설 현장의 반복되는 사고를 단절하기 위해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TBM(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Tool Box Meeting)을 적극 활용한다. 교육은 안전의식을 높이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일용직,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건설업은 타 산업보다 교육 효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TBM이다. 현장 근처에서 작업 전 근로자가 참여해 위험요인과 예방대책을 재확인하기 때문에 교육 효과는 물론 안전 인식도 향상시킬 수 있다. 정부도 그 효과에 공감해 TBM 실행 시간을 법상 교육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사업장에서도 적극 적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맞춤형 위험성평가 지침이 필요하다. 정부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벗어나 기업의 자율안전에 방점을 두며, 그 수단으로 ‘위험성평가’를 꼽았다. 그러나 건설작업은 비정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위험성평가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건설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 위험성평가 방법 개발에 힘써야 한다.

셋째, 안전관리 인력 확보와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건설현장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정부는 안전관리자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선임기준을 합리화 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인력 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인센티브와 복지 제공 등 건설업 안전관리자의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넷째, 스마트 안전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인간이 실수하는 부분을 챙기면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은 다변하는 위험요소에 노출되는 건설현장에서 필요성이 아주 높다. 이미 많은 현장에서 스마트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고 정부도 예산을 편성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술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안전인증 등 개발·적용을 위한 정책적 개선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다섯째, 건설업 특성을 고려한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먼저 근로자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은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건설안전 관련 법령은 각 부처에 산재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예컨대, 고용노동부 소관인 산안법과 국토교통부 소관인 건설기술진흥법에 중복 규정돼 있는 안전관리비, 안전교육 등에 관한 사항은 갈음 규정을 둘 필요가 있겠다.

중대재해처벌법도 소규모 건설현장의 사정을 고려해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 중처법 시행 이후 검찰 기소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중소 건설현장에 집중돼 있다. 지금이라도 소규모 현장의 안전역량 실태와 그간 정부의 인력, 비용 지원사업의 효과성을 면밀히 파악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법 적용 유예기간 연장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건설업은 위험한 업종이지만, 기본적인 안전원칙에 따라 노사정이 함께 노력한다면 가시적인 산재 감축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앞선 내용을 토대로 사업주와 근로자는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국민들은 안전하게 지어진 공간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임우택 안전보건본부장

이 기고는 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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