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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좌골신경통’ 환자 절반은 6070대 … 퇴행성질환은 세포 전기자극으로 극복

이상근증후군, 신경공협착증 등이 초래 … CT·MRI, 하지직거상검사로 진단 어려워

입력 2023-06-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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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웃는모습1 (4)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좌골신경통 환자가 2010년 24만2063명에서 2020년 19만4977명으로 19.5% 줄었다고 한다. 좌골신경통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집계 이래 처음이다. 주된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병원에 가지 않고 참은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이유는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척추관절염, 허리근육통 등과 헷갈려서였을 것이다. 엉덩이에서 시작해 한쪽 다리가 저릿하고 통증 있으면 대부분 이런 질환을 연상한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한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앉거나 허리를 구부릴 때 통증이 사라진다. 이때 좁아진 척추관이 잠시나마 넓어지기 때문이다. 좌골신경통 중 옆으로 누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겨 웅크릴 때 통증이 덜어지면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로 인한 좌골신경통으로 볼 수 있다.

좌골신경통은 좌골(궁둥뼈, 의자나 바닥에 앉았을 때 닿는 부위)을 관통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인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아 일어난다. 좌골신경은 허리 척수에서 뻗어 나와 엉덩이와 허벅지, 다리, 발까지 이어지므로 좌골신경통에 의한 통증은 허벅지 바깥부터 종아리와 발에 이르게 된다.

좌골신경통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이상근증후군(piriformis syndrome)이다. 서양배 모양의 이상근(梨狀筋)은 삼각형의 꼬리뼈에서부터 허벅지뼈(대퇴골) 상부 말단을 연결하는 근육이다. 이상근 아래 좌골신경이 눌리면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데 여러 가지 검사를 해봐도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아닌데 증상은 이들 척추질환과 비슷하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신경공협착증 같은 허리뼈 문제도 좌골신경통을 유발하는 직간접적인 요인이 된다. 척추관협착증이나 신경공협착증은 노화에 의한 퇴행성 질환으로 발병한다. 척추관협착증이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중심 척추관에서 압박받는 반면 신경공협착층은 중심 척추관을 빠져나와 팔 다리로 가는 신경 출구(신경공) 부위가 좁아져서 목, 팔, 허리,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신경공협착증이 좌골신경통과 더 밀접하다. 이밖에 좌골신경 부위의 혈종·종양·염증 등이 좌골신경통을 초래할 수 있다.

심평원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좌골신경통은 40대 중년부터 점차 증가한다. 전체 환자의 약 90%가 40대 이상이다. 60대가 26.5%, 70대가 23.4%를 차지한다. 남녀 성비는 여성 60.8%, 남성 39.2%로 대략 6대4로 여성 비율이 높다. 30대까지는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조금 많지만 40대부터 역전돼 여성 비율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좌골신경통은 △엉덩이나 대퇴부 뒤쪽이 저리다 △간헐적·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날카로운 통증이 있다 △다리 증상은 보통 한쪽에만 발생한다 △기침, 배변, 무거운 짐을 들 때 증상이 더 심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좌골신경통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달리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으로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는다. 척추질환 진단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하지직거상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허다해 특이도가 떨어진다.

하지직거상검사는 △바로 누운 채 한손으로 아픈 다리의 뒤꿈치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무릎을 눌러 편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30~70도 범위에서 허벅지·종아리 뒤쪽으로 통증이 느껴지면 좌골신경통으로 진단하는 일상적인 검사다.

좌골신경통은 초기에는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 그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와 물리치료(견인치료, 도수치료) 병행, 이후 4~6주간의 치료에도 차도가 없으면 수술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이 중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는 단기적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정도다. 수술은 단기적인 효과는 뚜렷하지만 수 년 이상 경과를 지켜보면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필자는 좌골신경통의 진단과 치료에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높은 전압을 낮은 전류의 세기로 궁둥뼈와 꼬리뼈에 흐르게 하면 해당 부위와 대퇴부 안쪽에서 찌릿찌릿한 통전통이 나타나는데 이를 좌골신경통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반면 요추에서 이런 통전통이 감지됐다면 단순요통이나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있다.

좌골신경통으로 진단되면 매주 1~2회 전기자극치료를 받으면 약 5회째부터 증상 호전이 나타나 20회 가량에 이르면 다리가 저린 느낌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정도가 된다. 기능이 저하된 좌골신경 세포에 전기에너지가 충전돼 신경이 재생하려면 대략 4개월 이상 걸린다. 아울러 좌골신경통에 동반되기 쉬운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하지근육통도 함께 완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좌골신경통은 매년 20만명이 새로 진단되는 흔한 질환이다. 나이를 먹는 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전기자극치료는 세포에 생기를 불어넣어 리뉴얼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한다. 인체 에너지의 60%가량이 세포의 전기생리학적 대사에 쓰인다는 사실은 퇴행성질환과 통증질환의 호전에 전기자극치료가 유용함을 증명해준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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