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전문가 기고

[기고] ‘K-사다리’ 모든 공사현장으로 확산돼야

'건설, 안전으로 행복을 짓다' 기획
이기열 <전남대학교 교수(조경공학)>

입력 2023-11-05 13:38 | 신문게재 2023-11-06 1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31104090556
이기열 전남대 교수(조경공학)
이동식 사다리는 산업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이동식 사다리에 의해 사고사망자가 169명이 발생했고 매년 35명이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에서 105명, 서비스업에서 46명, 제조업에서 18명이 발생했으며 건설업의 경우 이동식 사다리로 인한 재해가 전체 사고사망자의 62.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동식 사다리는 더 이상 편리하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업 도구가 아닌 사망사고의 주요 기인물 중 하나인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사다리 추락사고를 예방하고자 고소작업대, 비계 등의 설치가 어려운 협소한 장소나 경작업 등 일부 작업에 한해서만 이동식 사다리를 작업발판으로써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다리 작업자 사망사고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동식 사다리 재해 원인을 살펴보면 사다리 자체의 구조적 불안전성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잘못된 설치, 무리한 행동, 안전 조치 미이행 등 불안전한 사용으로 인한 재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사다리 작업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작업, 이동이 많은 작업 등에 사다리를 사용함에 따라 2인 1조 작업 및 안전대 설치 등의 현행 안전작업지침의 준수를 어려워하고 있다. 또한, 사다리 작업자들도 대부분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는 것이 아주 위험하고 사고도 빈번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전불감증’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인간 행동의 대부분이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고 있듯이 우리의 안전에 대한 의식도 충분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무의식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안전의 습관화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해외의 사다리 안전인증제도는 사용 용도에 따라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상업용까지 세부적으로 분류해 안전인증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용도별 사다리 제품의 위험요소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다리 관련 안전인증제도는 사다리를 생활용품으로 분류하고 가정용으로만 안전인증(KC)을 시행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의 이동식 사다리 제품상 안전과 관련한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이동식 사다리 작업자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인 사다리 넘어짐에 대한 안정성 평가가 부재하여 사용 시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동식 사다리 사용 환경을 고려하면 위험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도 어렵고 작업 특성상 정해진 규정대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어 사용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위험 작업의 사고위험요인 제거를 위해서는 규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안전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지난해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중소규모 사업장의 자기규율예방 체계 구축 지원을 위해 기존 A형 사다리를 대체할 수 있는 ‘K-사다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K-사다리’는 이동식 사다리의 사고사례와 주요 사고원인 등을 분석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개발된 것으로 A형 사다리의 휴대성과 어느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적용성 등의 장점을 살리고 안전난간 탑재와 사다리 전도 사고예방에 특화된 능동형 아웃트리거 부착 등의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상용화되어 현장에 보급되고 있으며 ‘K-사다리’가 모든 현장에 확산되어 이동식 사다리로 인한 추락사고가 영원히 사라지는 미래를 꿈꿔본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K-사다리’가 개발되어 안전한 일터환경 조성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안전신기술 분야에서 K열풍을 일으키기를 기원한다.

이기열 <전남대학교 교수(조경공학)>

이 기사는 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