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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입력 2024-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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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해링턴
스티븐 해링턴(사진=허미선 기자)

 

“전시의 제목인 ‘스테이 멜로’(Stay Mello)는 언어유희입니다. 제 작품에 등장하는 ‘멜로’라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동시에 지난 몇 년 간 겪었던 상당히 어려운 시간들 그리고 지금의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반영한 제목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개인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3월 7~7월 14일 아모레퍼시픽미술관)를 진행 중인 스티븐 해링턴(Steven Harrington)의 말처럼 삶은 그렇다.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긍정적인가 하면 부정적이기도 하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던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삶은 그렇다.  

 

스티븐 해링턴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감염병의 창궐, 빨라지기만 하는 변화 속도, 급속도로 파괴되는 환경, 장기화된 전쟁과 불화, 심화되는 혐오와 갈라치기, 점점 희미해지고 피폐해지기만 하는 나 자신 등.어쩌면 디스토피아로 가는 지름길 위에 있는 듯한 지금의 삶은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대부분은 ‘웃픈’ 삶의 영위자들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나이키, 크록스, 베이프(BAPE), 유니클로, 이케아, 이니스프리, 몰스킨 등과도 협업 중인 스티븐 해링턴 역시 그런 시대의 영위자들 중 하나다. 

 

스티븐 해링턴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스로의 내면과 잠재의식을 캐릭터화한 멜로와 야자수를 모티프로 한 룰루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알록달록하며 쾌활하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떠나는 중(살아 있는)’(Getting Away-Alive),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Stop to Smell the Flowers No.5), ‘우리 주위에서’(All Around Us), 스케치북 회화 ‘분열된 자아’(Sketchbook Painting-Split Personality), ‘소중한 삶을 위해’(For Dear Lige) 등 속 멜로나 룰루는 어딘가에 얽매여 비틀리거나 버티는 형상이다.

혹은 집에 갇혀 어딘가로 벗어나고 싶은 상황을 맞이하거나 지금의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들이 발랄하게 느껴지는 건 어렵고 자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그 스스로 ‘희망’을 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가 ‘떠나는 중(살아 있는)’이다. 

 

스티븐 해링턴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집에 갇혀 아무 곳에도 갈 수 없던 시기에 우주 같은 곳으로 떠나는 모습입니다. 당시 어딘가로 벗어나고 싶은 상황들을 반영하고 있죠. 동시에 상상의 힘을 통해 더 나은 상황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 연작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창작한 것들로 어려운 시기에 대한 혹은 어두운 생각들을 그만 다루고 좀더 지금에 집중하자는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던” 회화들이다.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사진=허미선 기자)

 

전시 제목과도 같은 ‘스테이 멜로’는 “예술가로서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스티븐 해링턴은 “예술 창작을 이끄는 것이 작가인 제 자신인지 혹은 제가 만들어낸 작품인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그림(스테이 멜로)을 보면 제가 만든 여러 캐릭터들이 마치 멜로를 덮치려고 하는 듯 둘러싸고 있어요. 이 작품과 작가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결국 작품이라는 것은 작가의 손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죠.”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진실의 순간’ 역시 “환경문제 측면에서 우리가 어떤 상태에 처해져 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 작품”으로 “마치 재치있고 유기적인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미 시작됐거나 막 시작되려는 절망적인 상황들”을 담고 있다.

“불이 붙고 있고 캐릭터들이 도망을 쳐야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죠. 이를 통해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후변화의 문제 등을 보편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의 세계를 어떻게 헤쳐나갈까에 대한 고민을 담았죠. 그들이 스스로 깨닫게 되는, 아주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자기 반영의 순간이랄까요.”

그는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일상에서의 균형을 모두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저에게 회화를 작업하는 것은 천천히 명상을 하면서 일상의 여러 가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언뜻 보면 발랄하지만 들여다보면 심오한 그의 작품 10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스테이 멜로’는 ‘소중한 삶을 위해’로 마무리된다.

“멜로가 가운데에 있는 뭔가에 오르고 있죠. 긍정적인 면을 그린 건지 부정적인 것의 반영인지 명확하지 않아요. 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담백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전시장을 찾은 한국관객들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그렇게 스티븐 해링턴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담긴 그의 발랄하면서도 심오한 회화들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웃픈’ 삶을 반영한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위돼야할 삶의 소중함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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