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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명장들… SK 힐만 ‘아름다운 마무리’에 두산 김태형 ‘내년 꼭 재도전’

입력 2018-11-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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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승회에서 건배하는 SK 선수단<YONHAP NO-097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K 선수단이 13일 오전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축승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염경엽 단장,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 한동민, 트레이 힐만 감독, 최창원 구단주, 주장 이재원, 류준열 SK 와이번스 대표이사. (연합)

한국시리즈가 SK 와이번스의 극적인 우승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매 게임 명승부를 펼친 두 팀에 팬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감독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마지막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우승컵을 쥔 SK의 힐만 감독은 한국에서의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떠나게 됐지만, 역대 최고수준의 승률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후 ‘의심없는 우승 후보’로 지목되던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고개를 떨구었다.

트레이 힐만(55)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연장 13회 접전 끝에 5-4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SK 식구들과 보낸 2년의 시간은 순위로 매길 수 없을 만큼 좋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2017년 SK 지휘봉을 잡은 힐만 감독은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그것도 외국인 감독으로는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라는 큰 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힐만 감독은 2006년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의 감독으로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이번에 한국 프로야구까지 제패해 한일 두 나라 프로야구 우승을 맛본 유일한 감독이 됐다.

힐만 감독은 ‘한국말로 우승 소감을 마해 달라는 기자들의 짖꿎은 요구에 “믿을 수 없어”라고 크게 소리 쳤다. 그는 일본 프로야구 우승 때도 똑같은 말을 일본말로 외친 바 있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미친(crazy) 경기가 많았지만, 어려운 상황마다 우리는 이겨냈다”면서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야구로 보여준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을 마지막 투수로 내보낸 이유에 대해선 “사실 7차전 선발로 낼 계획이었는데 마무리를 아주 잘해 주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투수코치들이 준비된 투수들을 불펜에서 투입했다”며 “시즌 내내 감독인 저와 얼마나 많이 소통했고, 얼마나 많은 분석을 했는지 보여주는 결과였다”고 만족해 했다.

힐만 감독은 끝까지 선전을 펼쳐 준 두산에 대해서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두산은 정말 훌륭한 팀”이라며 “특히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시상대에서 힐만 감독을 헹가래를 쳤다. 힐만 감독은 팬들에게 엄지와 검지, 새끼손가락을 들어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했다.

비록 우승을 놓쳐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끝까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나 우승을 의심치 않았던 최강 전력이었기에 한국 시리즈에서 보여준 무기력함에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선수들이 기 죽어선 안된다는 덕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팀을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과를 책임지는 것은 감독”이라며 “선수들도 오늘의 결과를 잊지는 못하겠지만, 빨리 털어내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두산 감독에 데뷔한 김태형 감독은 그때부터 올해까지 팀을 4년 연속 코리안 시리즈에 진출시키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2015년과 2016년에는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탄탄한 전력 임에도 막판 선수들의 줄 부상 등으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 감독은 “작년의 아픈 경험을 거울 삼아 올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내년에는 다시 작년과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초 ‘4위 전력’이었음을 토로한 김 감독은 “신인 곽빈이 중간계투로 잘해줬고, 2년 차 박치국이 확실한 승리조로 활약했다”며 “위기 때마다 베테랑들이 빛났다. 감독으로서는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항상 정상을 바라보는 팀이 되고 싶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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