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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변요한 "한 템포 느린 삶, 연기엔 도움"

[Hot People] 첫 흑백영화 '자산어보' 변요한
'자산어보'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 등극

입력 2021-04-05 18:30 | 신문게재 2021-04-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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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의 첫 흑백영화인 ‘자산어보’.(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묘한 평행선이다. 배우 변요한과 심달기의 공통점이 남 다르다. 둘 다 ‘독립영화계의 신성’이었고 각자의 분야에서 오롯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현재는 같은 소속사(사람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지난달 31일 ‘자산어보’로 생애 첫 흑백영화에 도전한 변요한과 오는 7일 개봉을 앞둔 ‘더스트 맨’으로 첫 장편영화를 찍은 심달기다.

하지만 서로 다른 지점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부모의 지원 여부다. 변요한의 부모는 중학교 때 처음 연기의 맛에 현혹된 아들이 군 제대 후에도 이 길을 고집하자 중국 유학을 보내버렸다. 심달기의 부모는 자식의 선택에 왈가왈부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 보고 있다.

변요한은 2014년 드라마 ‘미생’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한석율 역을 훌륭히 소화했고 이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2015) ‘미스터 션샤인’(2018), 영화 ‘소셜포비아’(2015),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하루’(2017)에 이르기까지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살 때 처음 연극을 한 심달기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무대에 선 경우다. 연기자 생활을 한 부모와 대안교육의 영향으로 남달리 연기에 더 빨리 입문할 수 있었던 그는 “영화야 말로 다른 사람에게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매체라 생각했다. 부모님께서 전문적 안목이 있으시다 보니 솔직한 피드백이 나를 이 자리로 이끌었다”고 남다른 고마움을 표하기도. 주머니의 송곳처럼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이들 덕분에 대중은 기꺼이 웃고 감동의 눈물을 흘릴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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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영화를  소개하자면?


변요한의 첫 흑백영화 ‘자산어보’…또 다른 주인공 바다 “정치적인 상황에 의해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자연과 벗삼아 촬영 대부분을 보냈더니 제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느꼈어요. 바다와 자연이 또다른 주인공인 영화죠.”


-맡은 캐릭터를 소개해 달라.

글공부에 몰두하는 변요한의 창대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청년입니다.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하는 인물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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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나에게 이 영화는?

17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변요한 “‘자산어보’를 촬영할 때가 30대 중반이었는데 고증에는 창대가 17세였다고 해요. 스스로 ‘젊은 어부’라고 생각하고 찍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거 아니겠어요.(웃음) 다만 창대가 17세의 눈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까 그 ‘시선’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연기적으로 확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 배우로서 소속사에 따로 요청한 게 있다면

상업 영화에 대한 욕심? 변요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이후 2년간 휴식기를 가졌어요. 소속사에 좀 쉬고 싶다고 강력하게 어필했죠. 스크린으로는 4년만의 복귀작인데 쉬는 동안 벼르던 독립영화와 보고 싶었던 영화를 몰아봤죠. 어떻해든 연기를 하고 싶었던 10대는 부모님의 반대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20대와 군 제대 후를 추억하자면 배우면 배울수록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힘들었고요. 30대에 들어서니 ‘이제 좀 할 수 있겠다’는 욕구가 더 확고해졌어요. 전 언제나 느렸거든요. 걸음마도, 한글도…뭐든 남들보다는 한 템포 늦었는데 배우로서는 그 점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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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 꿈꾸는 미래는?

문화적 영감을 주는 어른이 되고픈 변요한 “이제는 내가 무엇을 위해 연기를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배우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게 문화적인 영감을 주는 어른이 되고 싶달까요. 그게 저를 영화로 이끄는 원동력임을 ‘자산어보’를 통해 깨달았어요. 아마도 현장에서 좋은 어른과 선배를 만났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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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이번 영화가 다른 점?

완벽하지 않아서 더 좋았던! 변요한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최대한 피했습니다. 조금은 서툴고 삐걱대도 마음을 다해 거짓말 안 하고 연기하고 싶었거든요. 시사회 때 보니 그게 표정에 묻어나거다고요. 제 연기를 보는 게 내내 불편했는데 이번엔 전혀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 완벽하지 않아서 더 좋은 연기였어요. 제가 보기에도 내 표정이 계산되지 않은 것들이었으니까.”


-재미난 촬영 에피소드나 인상깊은 대사나 있다면?

변요한의 ‘벗을 알면 내가 알고 싶어진다’ “실제로 이준익 감독님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한데 ‘벗을 알면 내가 알고 싶어진다’는 게 대사로도 나오죠. 인생의 깨달음을 얻게 해 준 말입니다. 부모님의 영향일지는 모르지만 요령을 피워 쉬운 길을 갈 수 있어도 그걸 선택한 적은 없어요. 연기는 어려운 길이 더 좋다는 걸 알기도 했지만 울퉁불퉁한 길을 좋은 벗과 오랫동안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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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연기, 변요한 “되돌아보면 열린 생각을 가진 좋은 어른들을 만나 좋은 에너지를 흡수한 경험이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서 내 그릇을 더 넓혀 풍요로운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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