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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롱테이크 #곰등장 #리얼리티액션 #2미터아저씨 #레벨업…격리된 공포 ‘간니발’

입력 2022-12-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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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니발
‘간니발’의 야기라 유아(왼쪽)와 가타야마 신조 감독(사진제공=디즈니)

 

“일본시장에서의 대다수 작품들은 국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글로벌 시장에 배급하려고 해도 어려웠어요.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은 편이고 실사 작품은 흥행이 어려운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었죠. 그런 상황 속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실지,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 세계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고민할 시기가 지금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1일 진행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 기자간담회에서 ‘간니발’의 가타야마 신조(Shinzo Katayama) 감독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전세계에 스트리밍되는 의미”를 이렇게 전했다. 이어 디즈니플러스와의 작업에 대해 “다른 TV드라마나 영화에 비교해서 퀄리티를 우선시하며 시간과 예산을 들인 부분이 특별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플러스와 ‘간니발’을 만들면서 계속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즌2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잘했던 부분, 못했던 부분이 제 마음 속에 과제로 남아 있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고 계속 도전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싶습니다.”

이를 두고 아가와 다이고를 연기한 배우 야기라 유야는 “레벨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작업하면서 일본 국내 시청자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었다는 걸 느꼈다”며 “격동하는 업계의 최전선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을 통해 크리에이터로서 글로벌 시장을 의식해 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표현이 이상하지만 ‘레벨업’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일본 제작품이나 제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대부분 국내 시청자들이 대상이었어요. 하지만 ‘간니발’은 다양한 국가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보니 제작방식, 사고방식, 가치관 등이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성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느낍니다.”

 

◇폐쇄된 공간,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공포

Gannibal Key Visual
‘간니발’(사진제공=디즈니)

 

‘간니발’은 니노미야 마사아키(Masaaki Ninomiya, 二宮正明)의 동명 웹툰을 영상화한 시리즈로 쿠게라는 가상의 일본 외딴 시골마을에 부임한 순경 아가와 다이고(야기라 유야)가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다룬 심리스릴러다. 가타야마 감독은 ‘간니발’의 차별점으로 “폐쇄돼 격리된 공간, 다른 지역에서 분리된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꼽으며 “도움을 청하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환경이 특이점”이라고 소개했다.

“아가와가 이사해온 집 기둥에 ‘도망쳐’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게 가장 공포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만약 이사를 했는데 그런 글자가 보이면 무슨 생각이 들까 싶었죠. 폐쇄된 마을의 음습함과 공포스러운 부분, 그 마을의 주술이나 미신 등이 회차를 거듭하며 점점 밝혀지는 부분들이 흥미롭죠.”

야기라 유야는 가장 무서운 공포로 “감시당하는 듯한 측면들”을 꼽았다. 그는 “마을 내에서 감시가 이뤄지고 (아가와가) 점점 고독해지는 과정을 엔터테인먼트적으로 만들어가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틈이 없다고 해야할까요. 방심할 수 없는, 일본 특유의 그 분위기를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죠. 가장 무서운 건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제가 점점 변해간다는 거예요. 마을이 고립되고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는 공포, 이 부분은 일본 뿐 아니라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타야마 감독 역시 “마을사람들끼리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자연스레 서로를 감시하게 되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어떻게 비춰질까 궁금하다”며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그 감시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특이하면서도 공포스럽게 비춰지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야기라는 “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가와 가족은 부부에게 문제가 있어서 쿠게라는 마을에 왔다”며 “아가와는 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이 강렬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의 형태를 넘어서죠. 다이고가 점점 이상해지고 비뚤어지는 걸 보시면서 ‘이 커뮤니티 안에서 나만 이상해지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그런 부분들이 무서운 것 같습니다.”


◇롱테이크 등 새로운 방식으로 촬영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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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니발’의 가타야마 신조 감독(사진제공=디즈니)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업이 처음이다 보니 만화 이미지를 어떤 식으로 영상으로 구현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코믹한 부분도 있고 자세하게 묘사된 부분이 많았죠. 롱테이크, 실사와 CG의 만남 등 영상만의 특징을 살려 표현하기 위해 특수한 촬영기법들에 도전했습니다.”

이렇게 전한 다카야마 감독은 눈여겨볼 장면으로 “롱테이크로 2분 정도 촬영한 첫 신과 곰이 등장해 다이고와 싸우는 장면, 3부 이후 추격신, 2미터가 넘는 아저씨가 등장하는 신”을 꼽았다.

“경찰이 다가오는 첫 신은 두 대의 크레인을 사용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이에요. 갑자기 등장한 곰에 팔을 물려 당황하는 다이고 장면은 CG캐릭터와 실제 인물이 싸우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죠.”

이어 “난이도가 높아서 이전에는 도전하지 못하던 것들인데 시간, 예산 등의 제약 속에서도 실제로 촬영해봤다”며 “3부 이후 추격신도 꽤 신경써서 롱테이크 원컷으로 촬영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컷들로 연결해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2미터 정도의 키가 큰 아저씨 캐릭터를 리얼하게 표현하는 데 애를 썼어요. 특수 메이크업, CG 등을 활용해 만들어낸 캐릭터죠.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임팩트가 큽니다. 상당히 마음에 들어 애착이 가는 장면이죠.”

야기라 유야는 “다이고는 경찰관으로 유도를 배우고 있다는 설정”이라며 “실제로 제가 12년 정도 유도를 배운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형태가 잡힌 상태에서 움직임을 보여주는 무도와는 다르게 다이고는 멋지고 만화 같은 액션이 아니라 리얼한 액션연기를 했어요. 리얼한 싸움은 진짜 엉망진창이구나를 느꼈죠. 그런 리얼리티 액션이 제가 배운 무도와 일치했죠.”


◇야기라 유야 “한국작품도, 한국도, 마블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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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니발’의 야기라 유아(사진제공=디즈니)

 

“한국 작품을 굉장히 좋아해서 많이 보고 있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브러커’ 프리미어 첫날 송강호 배우님을 뵐 수 있었어요. ‘간니발’ 촬영 중이었는데 굉장히 귀한 경험이었죠. 송강호 배우님에게 배운 ‘엄지 척’ 포즈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우리 ‘간니발’ 팀에도 최고라는 ‘엄지 척’ 포즈를 보내고 싶어요.”

이어 “마블 슈퍼히어로 중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나”라는 질문에 야기라 유야는 “저도 마블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마블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3, 4년 전 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메일을 하나 보내주셨는데 LA에서 디자인부서랑 회의를 하다가 ‘베이맥스’의 ‘히로’라는 캐릭터가 ‘아무도 모른다’의 제 비주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전해주셨어요. 디즈니와 관련 에피소드여서 그 연락에 감동을 받았죠.”

싱가포르=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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