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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공직자 전문성 높이자

입력 2022-05-19 14:28 | 신문게재 2022-05-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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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WCG2022조직위원장
박봉규 2022 세계가스총회 조직위원장

우리나라가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이러이러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도 했다. 그러나 반드시 해결되었어야 할 과제이지만 지금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각 분야에서 전문가를 육성 활용하고 대우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필요성은 그동안 주로 산업 현장이나 경영관리 분야에서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정부 부문 또한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가 개발연대와 같은 관주도 체제를 넘어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사회적 다양성도 증대하고 있지만 그래도 정부정책이나 규제 역량이 직간접적으로 국가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우리는 특정 대책이 끼칠 수 있는 부작용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채 섣불리 정책을 시행했다가 시장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외국과의 협상에서 역사적 배경이나 세세한 사항에 대한 누적된 정보의 부족으로 크게 손해를 보았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정부도 공직자에 대한 교육과 함께 업무를 분야와 직렬로 세분화하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직자의 자질이나 품성이 과거에 비해서나 사회의 다른 직업군에 비해 결코 뒤쳐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공직에 대한 높은 차원의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는 측면에서나 기술과 사회의 변화를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계급제의 틀과 순환보직이라는 제도가 강고하게 작동하는 한 전문가를 양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계급제 안에서는 고위직으로 승진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자들로 하여금 ‘너희들은 한 우물을 파면서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라. 나는 1년마다 순환보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관리자로 출세하겠다’는 행태를 막을 수 없다. 특정 분야에서 우직하게 전문성을 쌓아가는 사람은 보직 경쟁에서 밀리고 세월이 흘러 뒤돌아보면 얄팍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은 사람 밑에서 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직위분류제 도입을 과감하게 더 확대하자. 공채를 통해 인재를 선발한 후 각 분야로 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과 자질을 먼저 확정한 후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할 사람을 뽑자. 진급 기회가 적은 대신 수당을 통해 금전적으로 보상하고 명예를 높이는 비물질적 보상수단을 마련하자. 최근의 공직 풍토가 과거와 같은 출세만능 주의 풍토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업무에 충실하면서 스스로 공직에의 보람과 행복을 찾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직위분류제를 확대함에 있어 함께 추진해야 할 또 다른 사안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대폭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몇 몇 자리에 대해서만 도입할 경우 과거 개방형 공채에서 보았듯이 무늬만의 직위분류제가 되거나, 전문가로 채용된 사람도 일반직의 기세에 눌려 주변부를 맴돌다 당초의 꿈을 접고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은 공무원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 공직자 개인에 대한 평생교육과 함께 직위분류제 확대와 같은 제도적인 장치를 함께 마련되어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박봉규 2022 세계가스총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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