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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 안성석 작가 “인류의 마지막 기회, 살아가기 위한 희망과 연대”

입력 2023-09-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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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석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의 안성석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2085년, 암묵의 시기였다가 정말 오랜만에 태양이 뜬 거예요. 태양이 있을 때만, 태양열로 가동해 움직이는 존재가 등장해요. 생명이 있는 존재들을 계속 찾아내 연결시키는 존재, 어떤 유기물의 형태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9월 1~2024년 2월 25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 이하 청주관)의 안성석 작가는 미술관 외벽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와 로비의 행잉 형태의 조형작품 ‘보더 커넥션-인과율 해석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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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 외벽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사진=허미선 기자)

 

“인간 중심의 유기물은 아니고 살아 있는 생명을 찾아 내 연결시키는 아이예요. 이제 막 등장한 외벽의 그 존재는 하얀 색인데 가동되고 움직이면서 ‘보더 커넥션-인과율 해석기’처럼 색을 띠어요.”

미술관 외벽의 91미터에 달하는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가 작가가 상상하는 2085년 가상의 미래 모습이라면 ‘보더 커넥션-인과율’은 그 존재에 의해 흡수된 인형, 장난감, 랜선, 선풍기, 운동화, 옷, 양말 등이 배치된 희망과 연대다. 안 작가가 틈틈이 모아온 이들은 “일상의 물건들을 창고의 서랍에 보관했다가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꺼내서 보는 것들을 배치했다.” 

 

안성석
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 중 로비에 설치된 ‘보더 커넥션-인과율 해석기’(사진=허미선 기자)

“가까이서 보시면 인터넷 랜선 같은 것도 있어요. 국경 등을 초월해 인간이 맞닿을 수 있는 연결,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현재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지만 인터넷의 어떤 가능성과 이를 통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업이죠. 이 랜선은 우리의 마음, 미래의 도덕 같은 개념들이 통할 수 있는 어떤 장치예요. 이 유기체의 혈류처럼 보이기도 하죠.”

미술관 안팎에 배치됐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보더 커넥션-인과율 해석기’는 가속화된 개발과 훼손으로 인한 자원 고갈, 팬데믹, 환경오염 등이 세상을 암흑으로 뒤덮은 디스토피아다. 도시는 물이 가득 차 폐허가 됐고 인류는 자취를 감췄다.

“지금 우리의 가속으로는 인류가 가는 방향을 멈출 수는 없다고 저는 결론을 내렸어요. 작품 속에서 인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남아 있는 소수의 생명체들이 다시 지구를 일으키고 살아나기 위해서는 모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그렇게 모이기 위해서는 사랑의 힘이 필요하고 도덕이라는 개념도 가지고 있어야만 이 세계를 누려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제작했죠.”

모든 인류가 사라진 가상의 미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 속에서 희망과 연대는 안성석 작가의 설명처럼 “인류의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에서는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보더 커넥션-인과율 해석기’ 와 더불어 대형 스크린에 연결된 게임 형식의 ‘자율의 주행’, 미술품수장센터로 재탄생하기 전 연초제조창을 실측해 3D모델링과 게임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인터렉션 비디오작품 ‘그 위에 그 아래’, 항흑 세상이 된 2063년 미래 미술관 일대를 가상으로 구축한 ‘기억 암순응’도 만날 수 있다.

청주=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안성석
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안성석
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안성석
국립현대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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