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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작가 구정아 “우스는 내가 만들어가는 지형의 단위이자 가설”

[B코멘트]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작가 구정아

입력 2023-09-18 18:00 | 신문게재 2023-09-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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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전시 작가로 선정된 구정아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우스(OUSSS)는 단위, 어떤 가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가 만든 지형이죠. 긴장감 있는 지형이요. 연장선상에서 엔디멘션이라든지 확률적인 존재라든지, 아니면 비물질과 물질 체계의 해체라든지, 시간의 초월성이라든지. 그런 걸로 계속 지형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작가로 선정된 구정아는 그 스스로가 만들어낸 ‘우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작가이자 철학가 에두아르 글리상(Edouard Glissant)과 협업해 출판한 한정판 ‘Flammariousss’(2006), 플라마리온 프랑스어 사전에 추가한 ‘OUSSS’는 그렇게 구정아 “작품세계의 기본 단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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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작가 개인전 ‘공중부양’ 중 ‘OUSSS’가 추가된 한정판 플라마리온 프랑스어 사전(사진=허미선 기자)

“우스가 접미사로 만들어줄 때도 있고 의무로서 만들어줄 때도 있고 어떤 메디움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크게 또 적게 프로젝트가 만들어진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어떤 상황을 보면 거기에 해당하는 작은 단위가 있잖아요. 기학이라든지 패턴을 보면서도 기본이 되는 것. 축적된 모습을 보면 어떻게 대칭이 되고 순서가 진행되는지 그렇게 내용조차도 알 수 있거든요.”

이는 한창 진행 중인 그의 개인전 ‘공중부양’(Koo Jeong A: LEVITATION, 10월 14일까지 PKM갤러리)은 물론 내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단독전시 ‘오도라마 시티’(Odorama Cities)의 ‘오픈콜’에도 적용된다. 한국의 향기, 한반도의 무형적 지도를 관객과 그려나갈 이 전시의 오픈콜에 대해 구정아는 “향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화상을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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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개인전 ‘공중부양’ 중 ‘Density’(사진=허미선 기자)
애초 남과 북, 통일염원을 담을 예정이었던 오픈콜은 “이미 통일을 이뤄 합쳐진 우리가 어떻게 세계와 엮여가고 어떤 도시들과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그런 기회를 열어보자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북한은 우리가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이지만 냄새는 어떤 경계도 넘나들 수 있잖아요. 그 향을 통해 남북이 함께 전세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모습으로 확장시키고 싶었어요. 남북의 통일이나 통일된 상이 아니라 향기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데 중점을 뒀죠.”

그 오픈콜에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추억을 떠올릴 때 연결짓는 냄새,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1000여명의 냄새와 스토리들이 담긴다.”

“1000명 정도의 오픈콜 서브미션을 보면 반복되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 할머니를 기억하고 싶어하는, 할머니의 냄새를 떠올린 분들이 100명 정도 돼요. 할머니에 대해 기억하는 게 종류별로 다양하고 그 분이 살았던 환경도, 도시의 환경도 다르지만 그런 일들이 축적되면 패턴을 볼 수 있죠.”

그렇게 “그 패턴을 볼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는 우스는 구정아가 예로 든 야외 스케이트 파크 커미션(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의왕 타임빌라스에 있는 ‘Negamo’)을 디자인을 할 때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나선이 많았어요. 디지털 컴퓨터 드로잉에서 콘크리트 만드는 사람한테로 도면이 가서 만들어야 하지만 그걸 다 콘트롤할 수 없으니 그 궤도를 계산해야 했죠. 하지만 그 궤도가 계산이 안될 때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우스죠.”

개인전에서는 우스를 중심축으로 한 ‘공중부양’을 비롯해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자석의 속성을 이용한 입체 작업 ‘Density’, 에두아르 글리상과 협업해 ‘OUSSS’라는 단어를 추가한 한정판 플라마리온 프랑스어 사전 그리고 글리상을 기리는 포스터, 지난해 선보였던 낮에는 단색 평면작이다 밤에 모습을 드러내는 ‘Seven Stars’ 시리즈 신작 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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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전시 작가로 선정된 구정아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지난해 파리에서 첫선보인 ‘우스’에 대한 3D 필름의 스크립트가 된 드로잉 시리즈 ‘OBP’도 개인전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9년여간의 제작기간 동안 그가 그렸던 300여개 드로잉 중 일부로 구정아는 “총 네 크레이트 중 마지막만 가지고 왔다”고 털어놓았다. 

구정아는 ‘우스’의 개념으로 구축한 작품세계, 향기를 주제로 하는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단독전시 ‘오도라마 시티’, 자석의 속성을 치밀하고 세심하게 계산해 중력을 거슬러 부유하는 형태로 완성한 ‘Density’ 등에 대해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의 증명”이라고 표현했다.

“향기의 자유로움, 시간적인 추상성, (‘Density’에 쓰인) 사각형을 제작하면서 마련된 데이터, 확률적 존재라든지 연장된 지형적인 긴장감 등이 맞아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전기는 어디나 돌아다니지만 안보이잖아요. 그 안보이는 게 ‘Density’의 (부유한 거리) 13cm 가량에서 증명되는 거죠. 자석이 이용됐지만 사람들은 어떻게 붙였는지 몰라요. 그런데 설치가 되니 알잖아요.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까지.”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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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개인전 ‘공주부양’ 전경 중 ‘MYSTERIOUSSS’(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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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개인전 ‘공주부양’ 전경 중 ‘OUSSSEUX’(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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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장의 드로잉 중 일부를 공수해 전시한 ‘OBP’ 시리즈(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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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개인전 ‘공주부양’ 전경 중 ‘OPB’ 시리즈(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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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개인전 ‘공주부양’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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