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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국민이 작가인 시대 '이것'만 달라도?

[책갈피] 신간 '교정·교열·윤문의 시작'이 보여주는 '글의 품격'

입력 2022-01-04 18:00 | 신문게재 2022-01-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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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교열·윤문의 시작
교정·교열·윤문의 시작 |9000원 |이다겸 |사진제공=투데이북스

바야흐로 전국민이 작가인 시대다. 굳이 자신의 이름을 딴 책이 아니더라도 개인 SNS, 블로그, 유튜브까지 ‘글빨=자기PR’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해 말 출간돼 예스24 글쓰기 분야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교정·교열·윤문의 시작’은 ‘지속 가능한 출판을 위한’이란 머릿말로 인해 자칫 전문가들만 읽어야 할 것만 같은 오해를 받는 책이다.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이다겸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알아주는 책벌레였다.

엄마는 집안의 모든 책을 독파한 미취학아동인 딸이 더 이상 뭔가를 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남편의 헌법책을 일부러 들려줬다. 하지만 이는 도리어 또래와 다른 언어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시중에 글을 다듬는 내용은 많이 나와 있어요. 제가 이 분야에 있으면서 볼 때 매번 틀리는 게 거의 비슷하더군요. 이상하리만치 중복되는 지점이 있어요.(웃음) 어쩌면 ‘나는 글을 쓰지 않아’라고 할 수 있지만 가까운 사이에 보내는 카카오톡 하나 혹은 자기 소개서, 회사에서의 보고서 등 사실 사람들은 꽤 많은 글을 매일매일 쓰고 있거든요.”

‘지속 가능한 출판을 위한 교정·교열·윤문의 시작’은 결코 두껍지 않다. 작가의 표현대로라면 “본인의 글은 각자 다르니까 단지 집의 상비약처럼 집의 어딘가에 존재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보라색 표지의 얇고 가벼운 책에는 갑자기 문자를 보낼 때 헷갈리는 생활밀착형 문장들이 한 가득이다. 의외로 틀]리면 없어(?) 보이는 ‘든지, 던지’ ‘오랜만, 오랫만’ 혹은 ‘콘텐츠와 컨텐츠’ 중 뭐가 맞는지 궁금할 때 쉽게 펼쳐 볼 수 있다.

TV 속 광고와 인기 많은 방송의 자막이 틀린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아이러니한 건 이런 잘못된 맞춤법이 당연하게 인터넷에 캡처돼 돌아다니거나 외국에서 통용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 작가는 이런 시대일수록 “맞춤법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본인만이 아는 자신만의 ‘글 맛’을 잃지않기를 당부했다.

“솔직히 문학적인 책은 아니라서요. 그저 유념하길 바라는 활자의 규칙을 소개한 거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나름의 글을 쓰는 요즘, 사람들이 가장 자주 틀리고 헷갈리는 것들을 담았다고 자부합니다. 평소 이 분야가 궁금하고 정보가 필요했던 분들이라면 유연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랄까요.”

책의 후반부는 현직 출판인으로서의 실무 노하우가 가득하다. 수많은 원고를 접하는 편집인이라면 반복적으로 접하는 문법상의 오류를 핵심적으로 설명해놨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맞닥뜨렸던 다양한 상황과 변수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다루는 점도 흡사 ‘책 속의 책’을 읽는 듯이 흥미롭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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